바보. 흔히 알고 있는 의미가 아니다. 열악한 지역에서 고군분투 중인 문화생산자들을 가리키는 애칭이다. 전북 문화예술인과 기획자들로 구성된 우주 바보가 무예산, 무정산 축제를 시도한다.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구 KT&G와 중부비전센터, 딥인투 공연장에서 열리는 ‘Stay Foolish Week(우주바보축제·SFWEEK)'. 
  비빔밥, 한옥마을, 남부시장 등 전주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다름 아닌 문화지만 지역에서 문화예술활동을 하는 건 바보짓이라든가 배곯기 십상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관과 기금에만 의존한다는 지적도 잇따르자 문화예술인들은 작업행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하고 개별 역량들을 모아 지속적인 활동구조를 만들자며 머리를 맞댔다.
  올해 초부터 부채문화관에 근무하는 임승한, 창작극회 대표인 박규현, 남부시장 청년몰을 기획한 이승미, 최명희문학관을 꾸려가는 최기우,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을 역임한 성기석을 주축으로 분야별 기획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으며 그 결과 예산지원을 받지 않는 아티스트 중심의 자발적이고 참신한 축제를 기획했다.
  예산을 확보하는 방법은 ‘소셜 펀딩(social funding)’이다.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현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적게는 1만 원부터 많게는 50만 원까지 후원받고 있다. 운영과 홍보를 위한 최소한의 비용인 1,000만 원이 목표다.
  현금이 직접적으로 쓰이지 않는 만큼 물건을 사고 팔 때도 일명 바보통장을 사용하는데   SFWEEK에서 정해진 규칙들을 지키면 마일리지가 쌓이고 이를 금전처럼 사용하면 된다. 아티스트들의 경우 음악, 연극, 문학, 미술, 영상에서 100여명이 모였으며 150여명까지 예상하고 있다.
  축제에서는 ‘우주바보’를 콘셉트로 유휴공간인 구 KT&G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전시와 퍼포먼스△퍼레이드△캠핑△디제잉파티△워크숍을 진행한다. 먼저 전시에서는 여러 장르 예술인들이 따로 또 같이 준비한 작품을 선보인다.
  우주바보 퍼레이드에서는 관객과 참가자들이 협업해 대형 설치물을 만든 다음 분장과 음악을 더해 고사동 일대를 돌고, 바보마을 캠핑에서는 자정부터 정오까지 도시 한 가운데서 쉼을 얻게끔 한다.
  DON'T 마켓에서는 창작자들의 소장품이나 수제품, 먹을거리를 돈 외에 다른 방식으로 구매하며 ‘싸일런스 디제잉 파티’에서는 헤드셋을 끼고 디제이와 밴드의 공연을 관람해 새로움을 주는 한편 소음을 방지한다.
  바보학교는 축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문화기획 및 일상예술을 배우는 강좌고 100인 포트락 테이블은 길게 늘어선 야외 식탁 위에 각자 준비한 음식을 풀어놓고 나눠 먹는 형식이다.
  현재 총괄기획자는 이승미며 정상현(음악), 임승한(미술), 박규현(연극), 정문성(디제잉) 등 부문별로 모임을 가지며 참가자와 후원자를 모집 중이며 한국전통문화전당 옆 메르츠화재(경원동 3가 32-16)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기념하는 후원파티는 8일 오후 7시 사무실에서 이뤄진다.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임승한은 “미술, 음악 가릴 거 없이 신나게 놀다보면 함께 성장하고 교류할 수 있을 것.  특히 젊은 작가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https://www.facebook.com/stayfoolishweek./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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