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니 돌아가신 아버지, 고모 생각 많이 납니다. 정겨움과 억척이 묻어나는 시장에 가볼랍니다. 콩나물국밥에 모주도 한잔....”

 

“어릴적 쉽게 지나쳤던 풍경들을 가슴 따뜻한 사진으로 만나보니 새롭습니다. 이젠 아이들을 데리고 가보고 싶어집니다. 사람사는 모습과 냄새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심전심인가보다. 전시장을 다녀간 이들이 남긴 글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걸 보니 말이다. 전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박성광 교수의 사진전 ‘새벽을 여는 남부시장 사람들’이 지난 달 16일부터 13일까지 전주역에 자리한 전주역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주역 101주년 기념 초대전이자 박 교수의 첫 개인전인 전시에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문화사진연구회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하는가 하면 2012년 의사협회 의인미전에서 입선하는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총망라한다.

지난 6년 간 지켜본 새벽녘 전주 남부시장 사람들의 질퍽하고 진솔한 삶을 20여점에 포착한 것. 꽁꽁 언 시장바닥에 앉아 장사하면서도 환하게 웃는 ‘화기애애’부터 애누리하는 손님과 이를 말리는 상인이 담긴 ‘그 값에는 안되아’, 시장바닥에 앉아 손에 침을 발라가며 돈을 세고 있는 초로의 할머니 ‘마수’까지…바라보고 있노라면 새벽 장터에 서서 실제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는 “백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전주 남부시장은 최근 대형마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른 새벽이면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사람 내음을 풍긴다”며 “사진에서는 남부시장 나아가 전주의 깊은 속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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