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군사용어들이 범람하고 있다. 전략이나 전술은 이제 상식에 속하고 로지스틱스, 초토화 작전, 게릴라 전법, 우회전술, 화력 집중, 격침, 군단 등 수많은 전쟁 관련 어휘들이 널리 회자 된다. 승패를 겨루는 스포츠를 비롯해 정치, 기업 비즈니스 등 각 방면에서 군사 용어는 필수적 용어가 된 지 오래다. 심지어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까지 학습 전략 운운할 정도로 군사용어의 위세는 대단하다.
  전략 전술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일상화된 말이다. 어디에나 이 말을 붙이면 제법 깊이가 있어 보이고 무게감도 실려 모두들 애용한다. 문제는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아무데나 쓰는 데 있다. 이 분야 거장인 폰 클라우제비츠에 의하면 전쟁계획을 세 가지로 나눴다. 대전략은 총체적 정치목표를 뜻하는 것이고 전략은 무엇을 할 것인가 즉 장기적 근본적 계획이며 전술은 전략을 실행하는 방법이다. 엄연히 이 세 용어는 다른 것이다.
  그런 혼란에도 불구하고 전략 전술은 이제 우리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국가든 기업이든 혹은 개인이든 간에 전략 전술 없이 생존하기 힘든 세상이 온 것이다. 특히 전략과 전술을 적절히 구사하는 기술은 필수다. 병법의 대가 손자는 “전략이 있는 데 전술이 없으면 이기기 어렵고, 전술은 있는 데 전략이 없으면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다”는 말로 두 개념을 정리했다.
  요컨대 전략 전술은 차원을 달리하며 온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개체들에게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가 ‘전략의 신’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이 책은 손자병법을 중심으로 이순신, 맥아더, 정주영 등 큰일을 해낸 사람들의 예를 들어가며 전략의 요체를 설명하고 있다. 손 교수는 전략을 크게 기정 전략, 융합전략, 허실전략으로 나눠 실생활에서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특히 “한국인과 한국사회는 하루하루 치러야 하는 전투에 골몰하느라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빈 토플러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인류 역사 중 단 3주 동안만 지구상에 전쟁이 없었다. 인류의 역사는 그러므로 전쟁의 역사다.” 실제로 이 세상살이가 전쟁터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 무턱대고 ‘어떻게 되겠지’라든가 ‘운에 맡기지’라는 식으로 사는 것은 백전백패의 지름길임이 분명하다. 전략적 사고를 배우는 게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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