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의 사전적 정의는 지각에 파묻힌 동식물 유해가 오랜 세월 열과 지표 압력을 받아 형성된 에너지원이다. 석탄은 수억 년 전 지구상에 존재했던 식물들의 유해이고 석유나 천연가스 역시 미생물의 유해로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 화석연료는 매장량이 풍부하고 비교적 값이 싸 지구상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오늘날 인류 문명은 대부분 이 화석연료를 근간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아 무리가 아니다.
  그렇지만 화석연료는 그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갖고 있다. 우선 수급불안이다. 매장량이 한계가 있고 자원 분포도 일부 지역에 치우쳐 언제라도 공급 부족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걱정은 바로 환경오염이다. 화석연료는 채취에서부터 운반, 소비 등 전 과정에 걸쳐 환경을 해친다. 우선 추출 자체가 지표나 바다 생태계의 파괴다. 유조선으로 옮기는 과정도 항상 바다나 산천 오염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연소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게다가 이에 대한 대안 마련도 쉽지 않다. 원자력 발전은 그 위험성 때문에 반대에 부딪쳐 있고 태양열이나 풍력 에너지, 조력 발전 등은 여전히 비용이나 효율 면에서 화석연료의 대안이 되기엔 역부족이다. 소비 줄이기 역시 선진국들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런 와중에 G7 정상들이 210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종식시키자고 촉구하고 나섰다. 8일 독일 크륀에서 막을 내린 G7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코뮤니케를 통해 2050년까지 2010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70% 규모로 줄여 나가는 등 지구상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자고 호소했다. 이렇게 되면 지구촌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저탄소 경제구조의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화석연료는 양날의 칼이다. 지금까지는 산업혁명과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를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오염물질들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지 오래다. 또 석유전쟁이니 자원고갈이니 하는 경고음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개도국을 벗어난 지 오래되지 않은 우리나라도 역시 해외에서 들여오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초기 단계의 저탄소 그린경제에 대한 논의와 실행이 없진 않지만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 남의 눈치나 보며 적당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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