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봄배추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일부 우려대로 '김장철 배추 포기당 1만원'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부지역의 긴 가뭄 탓에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봄배추의 출하량이 줄면서 지난 5월 한때 도매시장 배춧값이 한 망(3포기, 10kg 기준)당 1만2,000원까지 올랐었다.
이후 가격이 한 망에 6,000원까지 떨어졌던 배추는 6월 들어 다시 8,000원 이상으로 오르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일부 언론 및 기관에서 강원도 고랭지역 가뭄이 1~2주 더 지속될 경우 일부 고랭지역의 배추가 정식 시기를 맞추지 못해 올 김장철 배추가 포기당 1만원인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전망을 내놨다.
이를 두고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아직 파종하지도 않은 겨울배추를 두고 가격까지 예단한다면 산지 및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도 있다"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11일 전북농협 및 농협하나로마트 전주지점 구매담당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도매시장에서 한 망(3포기, 10kg 기준)당 3,600원이었던 배춧값이 이날 8,700원 정도로 올랐고, 소비자가격도 포기당 1,400~1,450원 하던 것이 3,400원까지 오르는 등 급등 추세에 있다.
전북·전남지역 및 경상지역 봄배추 출하에 이어 강원도 고랭지 봄배추가 5월 시장을 이어받는데, 최근 이 지역의 긴 가뭄으로 배춧속이 여물지 않는 등 수확량이 크게 줄어 전북 무주·장수 등 주로 고랭지역에서 생산되는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배춧값 고공 행진이 오는 8~9월 강원도 고랭지 배추의 성출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온도가 낮은 강원도 고랭지에서 키운 여름 출하용 배추의 경우 강원도가 전국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당분간 배추가격 상승은 지속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원도 지역의 배추시장에 대한 영향은 여기까지가 전부라는 것.
10월~11월부터 출하되는 김장용 배추는 주로 전라·충청 등 내륙지역 산지에서 공급을 담당하며, 이들 지역은 아직 가뭄의 영향이 큰 것도 아니고, 7~8월 장마와 태풍이 농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김장철 배추가격을 논하는 것은 넌센스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즉, 아직 파종하지도 않은 농산물에 대한 예단 가격이 나온다면, 파종 시기에 산지농가 및 포전 거래상의 투기 등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일부지역이 겨울 김장시장에 배추를 내기도 하나, 한 마디로 전국 단위로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이 지역 봄 가뭄과 김장 배추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하나로마트 담당자는 "우리나라 모든 가구에 김치냉장고가 있을 정도여서 과거 햇김치를 선호하던 시절 만큼 봄배추 시장이 크지도 않아 현재 배추가격이 전체 농산물에 끼치는 영향은 소소한 편"이라며 "또한 먼 미래 배추가격의 과한 예측은 결코 배추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황성조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