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확산되면서 도내 학교들의 휴업도 연일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학생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휴업은 오히려 메르스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 활동하면서 오히려 관리에 구멍이 뚫리거나 하루 이틀의 휴업으로는 메르스 예방에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9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휴업을 결정한 유치원 및 학교는 121곳으로 전체 961개의 12.6%에 해당한다.
학급별 휴업현황은 초등학교 72곳(전체의 17.1%), 중학교 24곳(11.5%), 고교 13곳(9.8%), 유치원 11곳(5.9%), 특수학교 1곳(9.1%)이다. 지역별로는 김제 65곳, 순창이 25곳, 전주 14곳, 장수 7곳, 정읍 4곳, 남원 3곳, 임실 3곳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도내 학교들의 휴업이 늘고 있는 것은 학부모들의 요청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이 있거나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병원을 방문한 것도 아닌데 막연한 불안감에 학부모들이 휴업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9~10일 휴업을 결정한 전주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자모회의 휴업 요청이 강했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주부터 자모회에서 휴업을 건의했는데 당시에는 우리 지역에 환자 발생이 없어 지켜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학교와 가까운 김제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휴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혹여나 메르스 감염 환자가 교내에서 발생했을 때 학생과 교사들의 피해는 물론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비난까지 학교가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방차원의 휴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학교들이 휴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어울리고 있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인근의 3~4개 초등학교가 휴업을 한 전주 서신동 및 중화산동 일대를 돌아본 결과 놀이터나 공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밖에서 친구들과 놀거나 오후에는 학원에서 다시 만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벗어나서 불특정 다수를 만나면서 오히려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도내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하루 이틀의 휴업은 메르스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학교에서 최대한 예방수칙을 가르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휴업을 진행하는 학교들의 경우 교사들이 조를 나눠 학교주변의 PC방 등을 점검해 학생들의 출입을 막고, 휴업이 끝난 뒤에는 등교시 발열체크를 통해 메르스 예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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