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와 어린이집에 두 딸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 정모(전주 평화동·35)씨는 지난주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시로 아이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평소에도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들이라서 혹시라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됐을까 걱정이 돼서다.
정씨는 “몇년 전 사스나 얼마 전 에볼라가 유행한다고 했을 때는 큰 위험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메르스는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다하니 너무 불안하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아이들을 학교에도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사망환자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3차 감염까지 현실화되면서 영유아와 초중고생을 둔 학부모들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전북지역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메르스를 걱정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어린이집에 당분간 휴원한다고 전화했다’, ‘이번주 금요일에 현장체험학습 있는데 불안해서 안보내기로 했다’, ‘문화센터 접수했다가 취소했다’, ‘학교도 휴교령 내렸으면 좋겠다’ 등과 같이 메르스 때문에 외부활동을 자제한다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정작 학교 관계자들은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대처나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날 경기도의 한 놀이공원으로 수학여행을 떠난 전주A중학교 학부모에 따르면 “학교에 전화해 ‘바이러스 차단 마스크라도 단체로 착용하자’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그 마스크는 비싼대요’라는 것이었다”면서 “아이들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데 추후에 학부모들한테 비용을 청구한다 해도 동의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며 학교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어했다.
이 학부모는 또 “교육지원청에 다시 전화를 걸어 아이들의 마스크 착용을 부탁했더니 점심때쯤 돼서는 마스크 착용 인증사진을 받아볼 수 있었다”면서 “학교가 말과 공문으로만 아이들의 안전을 외칠 것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민원과 불만이 커지자 2일 메르스 관련 긴급공문을 다시 한번 각급 학교에 전달했다. 이번 공문에서는 메르스가 관심단계에서 주의 경보로 격상됐음을 알리며 주의단계가 종료될 때까지 학급 조회와 종례시간을 통해 예방수칙을 지속적으로 교육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소속 학생 및 교직원이 보건당국으로부터 격리 대상자임을 통보 받았을 때에는 지체 없이 학교에 알리도록 했으며, 도교육청 이날부터 상황 종료시까지 일일상황을 접수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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