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농산물 수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일본 수출의 효자 품목인 장미 등이 엔저 현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5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A화훼농장. 이 곳은 장미로 연간 1000만불 이상 수출실적을 올리며 2013년 1200만달러의 장미를 수출한 농업법인으로 국내 장미수출의 70%이상을 점유하는 장미수출업계의 ‘히든챔피언’이란 수식어가 뒤따르는 업체이다.

그러나 엔화 가치의 하락이 지속되면서 극심한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었다. 실제 이 곳의 지난해 11월말 현재 수출액은 551만4000달러로 전년 동기(870만7000달러) 대비 36.6%(319만2000달러)나 감소했다.

A화훼농장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출장미는 농가에 효자였지만 지금은 내놓은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질 줄 알고 버텨왔는데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농자재값이나 인건비는 오르고 있는데 수출농가가 환율 때문에 피해를 입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미를 재배하는 화훼농가뿐만 아니라 전북지역 대 일본 3대 농수산 수출품목인 원초 마른김, 파프리카 등도 전년 동기대비 30%나 감소해 엔저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부안에서 원초 마른김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B기업은 2012년 수출액 2325만4000달러에서 2013년 2316만8000달러로 줄기 시작한 뒤 지난해 11월 현재 1853만7000달러에 그쳤다.

일본에 파프리카를 수출하는 김제 C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아 지난해 11월말 현재 수출액이 904만6000달러로 전년 수출액(1002만4000달러)보다 조금 감소했다.

이처럼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도내 농수산식품 일본 수출액은 2013년 4444만3000달러로 2012년 6391만9000달러에 비해 30.5%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11월말 현재 3607만2000달러로 매년 감소되고 있다.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액 가운데 일본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도내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액 1억8250만달러 가운데 24.3%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11월에는 21.2%로 줄었다.

특히 올해엔 원·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날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920원대로 지난 2012년 1월 평균 100엔당 1425원에서 3년 만에 무려 35% 이상 하락한 상태다.

도내 일부 시설농가들은 견디다 못해 딸기와 토마토 같은 채소류로 작목을 전환하고 있어 유통구조 단순화와 수출시장 다변화, 신품종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출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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