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세월호 참사로 줄줄이 연기된 각종 지역행사에 참석하느라, 또 지역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느라 바쁜 위성인 전북지역중소기업청장을 24일 찾았다.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해 준 위성인 청장은 "전북지역 기업인들에게 정부시책이 조금이나마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역언론을 만나게 됐다"고 솔직함을 보였다. 경기 장기불황과 저성장 기조 속에서 도내 중소기업인들에게 시급히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벌써 취임 반년이 지났는데, 소감은?

▲전북지역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다음달 9일이면 취임 6개월이다.
그 동안 전북 기업인과 최대한 많이 만나기 위해 주2회 이상 현장을 순회했다.
우리청의 지원을 통해 기업을 잘 성장시키고 있다는 기업인도 있었고, 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지적해 주는 기업인도 있었다.
모든 분들의 의견이 향후 정책적인 부분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최근 주요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상황이다 보니 우리청에서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취임 후 중점 추진하는 일은?

▲중기청 사업을 잘 알고 지원을 적절하게 받는 기업인들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우리청 지원 정책을 몰라 활용하지 못하는게 안타깝다.
"중소기업이 모르는 정책은 없는 정책과 같다"는 말처럼 정책 정보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이에 저를 비롯한 전북청 직원들은 100가지 정책정보를 담은 포켓북을 기업 대표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포켓북은 우리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등 12개 관계부처의 중소기업 핵심 지원정책을 담고 있으며, 각 페이지 하단의 QR코드를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상세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경영의 걸림돌이 되는 '손톱 밑 가시 뽑기'도 주요 정책이다.
지방청이 최일선에서 민원인을 만나다 보면 "꼭 저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을 정도의 규제들이 있다.
이밖에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전북에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전북지역 경제 여건은 어떻다고 보는지?

▲주요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상황이긴 하나 내수부진이 다소 진정되면서 침체 국면을 점진적으로 탈피하리라고 본다.
수출 감소세가 진정되고 있으며, 각종 축제가 집중된 계절적 소비 성수기를 맞아 소상공인의 경영 어려움 또한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지역은 올 8월말까지 전년동기대비 18.5% 상승한 1,669개의 법인이 신설됐는데, 이는 전국평균 9.8%보다 높은 수치이다.
다만, 제조업 비중이 전국평균대비 2.7% 낮고 도소매업은 2.4% 높다.
도소매업 시장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기반의 제조업 창업을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북지역 창업이 늘어났다고 했는데, 창업 초기 지원 방향은?

▲창업 초기 기업들의 애로사항 1순위는 자금이고, 2순위는 도움이나 조력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전북청은 청년창업자나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전북벤처포럼'을 운영해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소유한 창업·벤처기업의 투자 유치와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포럼에서 성공하거나 실패한 CEO 특강을 듣는다면 기업가 정신 함양과 최신 정보 습득, 초기 기업에게 필요한 인맥 네트워크 형성이 이뤄질 것이다.
아울러 가능성이 있는 기업과 투자자와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창업 기업이 겪는 자금애로 해소에도 다소 도움을 줄 예정이다.
지난 9월 첫 포럼을 열었는데, 다음달 27일 전주대학교 대장금홀에서 '제2회 전북벤처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초·중·고등학생 대상 창업지원 프로그램 교육이 있다고 들었다. 내용은?

▲어렸을 때부터 창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마인드 함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쿨'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22명의 창업전문가로 구성된 '재능기부 서포터즈'가 전북지역 9개 비즈쿨 참여 학교에서 창업시 준비사항이나 창업 아이템 개발, 사업계획서 작성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특허이야기' 등 학생 수준에 맞는 창업 특강을 비롯, 창업 경진대회 참가 학생에 대한 멘토링과 시제품 제작 지원, 비즈쿨 별 담당 멘토의 상시 코칭 시스템 등을 운영한다.
학생들의 호응도 긍정적이어서 미래에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정부의 '규제 개선'에 대한 노력들은 무엇인가?

▲중소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을 발굴·개선해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비즈니스 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북청 전직원과 변호사, 회계사, 노무사,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된 비즈니스지원단을 11개팀으로 구성해 규제발굴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
전담반을 통해 지난해 52건, 올해 45건의 규제를 발굴해 해당부처에 건의했다.
지방청 중 건의율 및 수용율이 높아 연말 포상을 받게 됐는데, 직원들의 노력이 그만큼 컸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현장행정을 통해 문제가 되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년도 중기청 예산은?

내년 중기청 예산은 본예산 기준 역대 최대인 7.9조원이 편성된다.
'일반예산'은 수출과 판로, 창업과 벤처, 기술개발 등에 대한 지원으로 책정된다.
'기금'의 경우 올해 1.2조원인 소상공인 지원을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으로 신설해 2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고,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도 1,344억원을 증액해 4조원 규모로 편성하는게 특징이다.
소상공인이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협동조합 지원을 올해 270억원 규모에서 325억원 규모로 확대 편성했고, 전통시장을 '골목형', '문화관광형', '글로벌 명품시장' 3개 유형으로 구분해 시장별 맞춤형 특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책금융 지원규모도 107.2조원으로 확대해 가젤형 기업을 육성하고, 민간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20%대→7%)해 주는 대환 대출을 신설하는 등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북은 전국대비 2%의 경제규모지만, 인구(3.7%)만큼 소기업 숫자(3.8%)가 있고, 5~6%대의 지역배려 정책자금도 배정된다. 내수부진 해결책으로 정부가 소기업 예산을 확대하는 만큼 기회를 포착해 전북이 최대한 확대 배정받도록 노력하겠다.

◆지역 중소기업인과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지역경제의 근간을 튼튼히 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소기업 육성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과 저와 전북청 직원 모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발로 뛰는 정책 전달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드린다.
단풍이 예쁘게 들어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다. 지역 축제도 많아 제법 볼거리가 많은 시기인 만큼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하면서 지역 전통시장에 들러 장도 보고 추억도 남기시기 바란다./황성조기자

위성인(魏聖仁 55) 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프로필

학력

1985 인하대 행정학과 졸업

주요 경력

1993. 통상산업부

1998.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정책국 등

2004. 중소기업청 기획재정담당관실, 경영지원국(사무관)

2009.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서기관)

2012.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 창업성장지원과장

2014. 5. ~ (現)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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