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커피를 만드는 일도 좋아요, 그래서 카페에서 일하는 게 즐거워요”
지난 1일 문을 연 도교육청 1층 북카페 ‘징검다리’에서 일하는 고은혜(20)양은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지 이제 8개월이 돼 가는 지적장애 학생.
무슨 일이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 “신용카드 결제”라고 대답하는 고양은 아직은 약간 서툴지만 ‘요구르트 스무디’만 빼고 카페 ‘징검다리’의 모든 메뉴를 자신있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특히 10여 가지 메뉴 가운데 ‘캐러멜 마끼야또’는 진짜 맛있게 만든다고.
하지만 아직 정식 바리스타는 아니다. 지난번 자격시험에서 아깝게 떨어졌다며 다음번에 꼭 합격하겠다는 희망을 감추지 않는다.
고양은 이 곳에서 같은 장애인 학생인 이한나(20)양과 함께 오전 오후로 나누어 근무한다. 군산이 고향으로 현재 선화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현재는 선생님들이 통근을 도와주고 있다.
이들은 전북장애인복지관 수영장에 있는 카페 ‘꿈인’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경력자들이다.
같이 근무하는 김점분 매니저는 “손님이 갑자기 많이 몰리면 약간 당황하기는 하지만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별 무리없이 주문을 처리한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이들이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고 양이 근무하는 ‘징검다리’는 카페 직업체험 학습을 통하여 장애학생들에게는 직업생활에 필요한 태도와 직무를 경험하고,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개업 첫 날인 지난 1일 100여 잔의 커피 등 음료를 팔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 이름인 ‘징검다리’는 행선지(취업)로 가기 위해 건너야 할 개울(장애)이 있을 때 딛고 건널 수 있는 디딤돌이 된다는 의미와 도교육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이 쉬어가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운영자로 선정된 동암재활학교의 남철호 교장은 “도내 모든 특수학교의 지향점은 장애인들의 ‘자립’에 있다”며 “북카페는 학교에서 사회로 가는 전환교육의 중요한 지점으로 일정 교육을 받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회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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