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은 글로벌시대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해 관내 고등학생 중 어학연수를 희망하는 학생 6명을 선발하여 글로벌체험 일본 어학연수를 4주간 실시하였다.
올해로 두 번째 시행되는 글로벌 일본 어학연수는 장수군과 일본 홋카이도 히가시카와정과의 우호교류 협약을 통해 진행되는 어학연수프로그램으로 참여 학생들은 7월 10일부터 8월 11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히가시카와정에서 일본어 수업, 문화탐방체험, 글로벌 마인드함양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장수군과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한 백화여자고등학고 2학년 강수린 학생의 “글로벌체험 일본어학연수 보고서”를 실었다.

“글로벌체험 일본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백화여자고등학교 2학년 강 수린

일본에 가게 된 계기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우리반에 일본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는데 여름방학동안에 장수군에서 글로벌체험 일본어학연수 프로그램이 있는데 갈지 말지 고민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그런 프로그램도 있냐면서 당장 신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일본어라고는 눈곱만큼도 몰랐지만 기회는 잡고 봐야한다는 생각에 실천으로 옮겼다. 결국 그 친구는 신청을 하지 않았고, 나는 다른 반 친구(혜리)와 신청을 하였고, 심사과정을 거쳐 당당하게 4주간 일본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일본에서 지낼 기숙사에 도착을 하고, 기숙사 규칙을 듣는데 일본어라서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윤소희선생님께서 해석을 해주셔서 다행이었다. 다음날 우리가 일본어를 배울 학교에 가서 개강식을 마치고, 일본어 및 일본문화를 가르쳐주신 윤소희선생님과 만나기로 했다.
선생님께선 우리에게 필요한 일본상식들을 알려주셨는데 일본인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셨다. 그 말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는데, 세수를 하거나 양치를 하고 화장실바닥에 물이 튀기면 걸레나 손수건으로 전부 닦고 세면대도 닦고 가는 것이었다. 또 화장실에서 쓰고 난 휴지는 그것을 처리할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변기에다가 흘려보낸다는 것이었다. 생리대같은 경우는 배치된 휴지통에다가 버린다. 처음에 몰랐을 땐 휴지통에 버렸는데 그 말 듣고 바로 고쳤다. 식사그릇도 밥그릇과 국그릇을 철저하게 분리시켜 사용하는 것도 우리문화와 조금 달랐다.
아사히카와를 견학하려고 버스를 이용하는데 버스가 시간에 딱 맞춰오고 무조건 뒷문으로 타서 앞문으로 내린다. 탈 때는 번호표를 뽑아야하는데 표 번호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첫날은 잊어먹고 번호표를 안 뽑고 타는 실수가 있었지만 버스출발한지 얼마 안 되고 다시 뽑아서 문제가 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사히카와에 내리고 자유 시간을 가졌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느낀 건데 거리는 무척 넓었지만 사람들이 바깥쪽으로 다니는 것이다. 가운데로는 자전거가 많이 이용하고 거의 대부분은 사용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렇게 다니는 것을 보니 거리도 깨끗해 보이고 거리 몇 미터 마다 쓰레기통이 있어서 쓰레기를 버리기도 훨씬 수월했다. 분리수거도 철저하게 한다는데, 우리나라와 다른점이 우리나라는 유리병도 따로 분리하지만 일본은 캔과 페트병만 따로 분류하고 다른 쓰레기들을 전부 한곳에다가 모은다고 한다.

드디어 일본어로 수업하는 날이 왔다.
짧은시간이었지만 가타카나와 히라가나를 배웠고, 선생님께서 손짓, 발짓, 칠판까지 이용하셔서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오전수업이 끝나면 오후 일정은 문화탐방 체험을 하는데 선생님께서 히가시카와정은 계획도시라서 지도를 보면 자로 잰 것처럼 나눠져 있다고 했다.
카이젠센터 옆에 히가시카와정 지도가 있는데 그 지도를 보면 정말 자로 잰듯 하다.
그리고 일본은 자기지역 특산물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 다른 집에 초대되거나 하면 자기지역 특산물을 선물로 준다고 한다. 장수로 예를 들면 사과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체험한 일본의 도예는 우리나라와 조금 달랐다. 동그란 찰흙판을 그대로 이용하여 무늬만 넣어서 그릇모양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홈스테이는 혜리와 내가 한집에 가게 되었는데 사당으로 초대받았다. 일본의 특이한 점은 오미코시 축제(진자축제)가 있는데 카미(조상님)을 기리는 축제라고 한다. 우리는 그 축제에 초대를 받게 되어 실컷 놀았다. 가정집 밥상은 오카상이 배려하여 일본 전통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지낸 방이 다다미였는데 여름에 다다미는 최고였다. 시원하고 너무 딱딱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같은 기숙사에 살고 있는 베트남사람들이 베트남문화를 알리는 파티가 열렸다. 같은 기숙사에 살지만 말이 잘 안통해서 얘기를 안 나누었는데 파티에서는 먼저 말도 걸어주고, 대화를 나눠보고 상냥하고 착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인사때는 “만나서 반갑고 마음깊이 사랑한다”고 한국말로 어설프지만 말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더 감동을 받았다. 그 후로 친하게 돼서 들어보니 한국말을 배우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다. 서로 페이스북으로 연락처를 주고받을 때 스마트폰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타이완사람들도 다르지 않았다. 사실 타이완이 태국인줄 알았는데 대만이라고 하길래 너무 미안했다. 타이완사람들도 한국드라마와 케이팝을 좋아한다는 말에 우리나라의 연예계가 새삼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 자기나라 언어도 가르쳐주고 대만으로 놀러오라는 초대도 받아서 좋았다.
아쉬운 점은 기숙사에 일본사람들도 살았는데 한국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고, 또 간섭받는 것을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인사만 하고 얘기를 하지 못한 점이 아쉽기도 하고 다들 호감을 가진게 아니라는 것이 씁쓸했다.

회화연습을 하는데 베트남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수가 적어서 같이 하게 되었는데 베트남사람들은 일본어를 잘하고 한국 사람들은 알아듣기도 벅차고 힘들었다. 현지인과 대화하는 일본어는 너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두 번째 회화는 베트남사람들이 빠지게 되어서 한국말을 조금 하실 수 있는 선생님과 하게 되었는데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설명해주시고 한국말을 조금 섞어서 해도 알아들어주셔서 너무 재밌었다.

연수여행을 갔는데 시레토코 호수들을 돌았다. 크루즈도 타고 오싱코싱폭포도 보고 여러 호수를 보았지만 가미노코호수가 제일 신비스러웠다. 곰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우리일행은 사슴을 많이 보고 왔다. 야생동물을 그렇게 가까이서, 많이 본 것은 처음인데 그만큼 자연을 파괴하지 않았다는 증거 같았다.
히가시카와정으로 돌아가는 길은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평지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나무들마저 일렬에다 일자로 쭉 뻗어있었는데 사람손길이 탄 듯 안 탓 듯 자연스러워서 어쩜 저렇게 자랐나 싶다.
무리를 지어 방목되는 수많은 젖소도 처음 보는데 너무 귀여웠다. 가는 종종 골프장 버금가는 평지들이 나오는데 초록잔디밭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삿포로, 오타루 견학여행과 비에, 후라노 견학여행은 즐거웠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다 돌아볼 수 없었다는게 아쉬웠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느낀건데 일본사람들은 무척 친절하다는 것이다. 거리도 무척 깔끔하고 서로 예의를 지키려고 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고 피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일본문화에 대해 배울 점이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행복했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짧은 일본어학연수 였지만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일본어학연수교육을 보내주신 장수군 관계자 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일본 홋카이도 히가시카와정 선생님들, 윤소희선생님 그리고 4주동안 함께 교육한 베트남, 대만 친구들이 다시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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