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배, 파프리카를 주력 품목으로 수출하고 있는 전북농협의 올해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생산농가의 채산성이 악화돼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전북농협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북지역 농산물 수출액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올 3월말까지 전북농협의 수출은 화훼 935만불, 배 762만불 등으로 전년동기 648만불, 238만불에 비해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장미의 경우도 3월말까지 199만불을 수출해 전년동기 127만불보다 72만불 더 수출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수출이 늘어난 만큼의 기쁨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일본 엔저 및 환율 하락 등의 이유로 마진율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꽃 직판장에 장미 등을 직접 내놓고 있는 통합농협법인 K플라워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특히 심하다.
K플라워 조합법인이면서 화훼류를 주력 수출품목으로 다루고 있는 오수관촌농협의 박현식 대리는 "장미 등을 생산하는 이 지역 농가들이 '엔저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물량대비 수금액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말 1,576원까지 올랐던 엔화가 올 1월 994원까지 떨어지는 등 엔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 지역 화훼농가들이 '농업생산성이 크게 하락했다'고 푸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장미를 생산하는 L모씨(55)는 "출하 물량이 많은 만큼 인건비 및 기타경비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엔저 영향으로 마진율이 낮아져 실제 수익이 크게 올랐는지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산물 수출 대금을 미 달러로 결제받는 농가라고 해서 다를건 없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관련 수출법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농협 김용진 차장은 "달러 또한 2011년 10월 7일 기준 1,208원이었던 것이 올 4월 11일 기준 1,031원까지 떨어지는 등 농산물 수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최근 급락한 환율 영향이 다른 수출품목으로 전해져 전체적인 수출 농산물 가격의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김 차장은 "올해 전북농협은 수출전문 공선출하회 24개 조직을 육성해 수출연합을 기반으로 수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저 영향으로 악화된 수출여건은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UAE, 러시아 등 해외시장 확대로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북농협은 오수관촌농협 등 선도농협 지원 확대 등으로 환율 하락의 영향을 극복하고, 프리미엄급 신선농산물의 수출 비중을 높여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직결되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전북농협은 올 농산물 수출액 목표를 전년보다 약 45% 많은 2,000만불로 잡고 생산농가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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