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검찰 수장인 제 57대 전주지검장으로 임권수(林權洙·53·사시 26회, 연수원 16기·사진)검사장이 취임했다.

전남 화순 출신인 임 검사장은 광주제일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대전지검 공안부장, 대검 과학수사과장,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임 검사장은 검찰내부에서 강단있고 소탈하고 원만한 성품으로 매사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며, 책임감이 강하면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자세로 선후배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과학수사와 압수수색, 조사 기법 등 검찰 수사과정에서의 실무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검찰의 교과서’로 통한다.

그는 2008년 대검 근무 당시 검찰 수사실무 책자인 수사전범 편찬 특별팀장을 맡아 피의자 신문방식과 압수수색의 한계 등 수사기준을 문서로 정립하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이 수사실무전범은 과잉수사나 강압수사 논란을 탈피하기 위한, 검찰수사의 실용성에 중점을 둔 실무 가이드북으로 수사 정보수집부터 사건처리에 이르기까지 알아야 할 수사 요령, 국내·외 판례, 학계이론 및 관련 법령을 담고 있으며, 당시 전국 검사들에게 배포됐다.

이 전범에는 검찰 내·외부에서 격언처럼 여기는 ‘수사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말이 적혀 있다. 특별수사의 경우 항상 변하는 일이 많아 갖가지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대처해야한다는 뜻이다.

임 검사장은 취임식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법질서 확립이라는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국민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친근한 검찰이 되자”고 밝히고 국민의 입장에서 검찰업무를 수행하는 ‘역지사지’를 재임기간 중 기치로 내걸었다. 그의 전주지검장 취임 소감과 포부를 들어봤다.

-지검장으로는 처음 부임이다. 평소 전주에 대한 주변의 이야기와 직접 부임해서 본 느낌은 어떤가.
▲세 곳의 지청장을 해봤다. 그중 부산 동구 지청장은 전주지검과 비슷한 규모로 그처럼 큰 지청장도 해봤기에 청 운영을 무리 없이 잘 할거라고 자신한다.
전남이 고향이고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전북분들이 많아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평소에도 동경해 오던 지역이다. 과거 전라감영이 있던 전라도의 중심, 양반의 고장으로 잘 알고 있다. 와서 보니 친숙하고 고향같은 느낌이다. 이번에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부임해서 보았듯이 전주지검 청사는 1970년대 지어진 건물로 낡고 협소해 이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 국민 법률 서비스 미비 등 우려가 높다. 전주지검 이전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 것으로 보는지.
▲오늘 아침 출근해서 업무보고에서 받았다. LH 공사의 내부문제, 본사가 경남으로 이전 확정이 된 뒤에 더욱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본다. 오전에 청내 순시를 해봤는데 전국에도 이런 낡은 청사에 입주한 검찰청은 정말 몇 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검찰로서는 가장 큰 숙제이며 과업이다. 전주지검장으로서 나선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검찰 자원에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08년 검찰 수사전범 특별팀장을 맞아 수사에 대한 실무 책자를 발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검찰이 어느 정도 그 수사기준을 잘 지키고 있다고 보는 지와, 전주지검 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실무에 적용할 건인지.
▲검찰에서 근무하는 동안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다. 검찰국장, 서울지검장이셨던 임채진 검찰총장께서 부임하시면서 “검찰 실무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어 봐라”고 지시한 것이 시작이었다.
전 정부 출범시 사법개혁 파동 문제가 법원의 개혁이었는데 종국적으로는 타겟이 검찰이 됐다.(웃음)
당시 책자를 만들면서 느낀 것은 ‘너무할 정도로 국민들은 우리 검찰 편이 아니구나’ 였다. 우리는 야근하고 일한다고 열심히 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도입하고자 했던 대전제가 ‘절제와 품격’이었다. 검사들은 수사를 해서 범죄자를 잡는 것인데, 일부에선 반발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검찰의 장래를 위해선 수사만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검찰권의 한계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그리고 그 수사가 얼마나 국민들에 납득될 수 있는 지 교본이 필요했다.
검찰이 정제되고 자제된 상황에서 검찰권을 행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준을 세워보자고 만들게 된 것이 바로 이 실무 매뉴얼이었다. 사법연수원 교과서에도 없는.
첫장은 “검찰이 수사하고 나면 과잉수사, 표적 수사했다는 논란 비판받는데 왜 그런 비판을 받는지 검토해보자”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어떤 수사할 때 어느 단계 어디에서 끝나는 지 기존 교과서에 없는 주제(테마)였다.
(편찬자인)제 입장에서 잘 지켜지는 지 어떤지는 평가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전주지검장으로 재직 할 동안에는 그것이 얼마나 잘 지켜지는 지 두고볼 것이다. 특히 마구잡이 수사, 지역민들을 성가시게 하는 수사는 말리겠다
검찰이 한마디로 법의 칼(메스)인데 아무 곳에나 휘두르면 안되고 그것은 개인적으로 옳지 않다고 본다.

-민감한 이야기이지만 최근 경찰 수사개시권 등 검, 경간 갈등 문제를 지역차원에서 어떻게 해결해야한다고 보나.
▲예전 전 정부 때도 그랬고 계속 이어져 온 싸움이다. 하지만 위에서 해결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 지역검찰과 지역경찰이 현행 법대로 잘 교류하면 된다. 지역에서부터 불협화음이 있으면 해당 지역민들에게 오히려 걱정만 안겨 주게 된다. 연말까지 구체적인 범위가 정해지겠지만 여기서 논의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본다.

-국민의 알권리와 피의 사실 공표간에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평소의 언론보도 준칙에 대한 생각은
▲수사전범 마지막장에 그것을 거론했었고 최근에 그것이 발전돼 우리 검찰의 수사공보준칙으로 이어졌다. 원리와 원칙에 따를 것이며 적절한 선에서 보도 요청 및 자제를 요청하고 타협하는 것이 옳은 형태 일 것이다.

-향피제로 인해 검사장의 활동 범위가 상당히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원칙은 지키돼 지역인사, 유관기관과의 교류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한 생각은
▲광주에 1년 근무하면서 지역인사들은 거의 만나지 않았다. 누구를 만나야 되고, 누구를 안 만나야 되는지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물론 공식적인 자리에는 참여할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구내식당 밥을 가장 좋아한다. 검사이다 보니 모든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그런 모습이 후배 검사들에게 깨끗하고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범죄예방협의회 등 유관기관과의 관계도 적절한 선에서 잘 대처해 나갈 것이다.
최근에 일부 기관과의 문제가 있었지만 무조건 배척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업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유일한 연결선이 아닌가. 유연하고 공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

-임기기간 중 전주, 전북검찰 운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검사장이란게 총장의 지휘 방침에 맞춰 지역에 따라 검찰권을 행사하는 것일 거다. 물론, 전북지역 실정에 맞게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
천년고도, 양반촌인 이 전주지검에 와서 지역 실정에 맞도록 도민이 납득하고 좀더 가깝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따뜻하고 엄정한 검찰권을 행사하겠다. 도민 여러분께서 지켜봐 달라.

임권수 전주지검장 약력 1958년 12월 17일 생
전남 화순 출생
좋아하는 운동 등산
1976년 광주제일고졸
1981년 서울대 법대졸
1984년 사법시험 합격(26회)
1987년 사법연수원 수료(16기)
1987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1989년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사
1991년 서울지검 검사
1994년 광주지검 검사
1995년 독일 연방법무성 연수
1996년 법무부 특수법령과 검사
1999년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2002년 대전지검 공안부장
2003년 대검 과학수사과장
2004년 부산지검 형사2부장
2005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2006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2007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2008년 서울고검 검사
2009년 서울고검 공판부장
2010년 광주고검 차장검사
2011년 전주지검장(현)
배우자 홍경숙 사이에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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