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전주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의 전통과 문화를 앞세워 수도권을 공략할 것입니다.”
(구)고려저축은행은 지난 1일 전주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바꾸고, 전주를 본점으로 한 수도권 지점을 3개 개설,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다소 지역적인 한계가 있는 상호라는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전주저축은행’은 ‘전라도의 자부심’을 대표하는 ‘간판’으로 탈바꿈됐다. 그리고 그 가장 전면에 김지섭 은행장이 서 있다. 전주저축은행의 첫 은행장이 된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수도권에 있는 출향 전북인들의 금융지원에 나서고, 소매금융 중심의 은행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다. 김 행장을 만나 전주저축은행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봤다.

-먼저 은행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20여년을 타지에서 금융업에 종사했습니다. 그러다가 전북에서 38년 역사를 지닌 고려저축은행장으로 취임하다 보니 오랜 여행을 떠났다가 귀향한 것처럼 마음이 편안합니다. 고향에서 오랫동안 갈고 쌓아온 금융업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또 고려에서 전주로 이름을 바꾼 전주저축은행의 초임 은행장으로서 향후 운영에 대한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난 해 부도 위기를 겪고 부산저축은행으로 인수합병된 이후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성과가 궁금합니다.
▲작년 한해 고려저축은행은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저축은행과의 인수합병이 우여곡절 끝에 잘 이뤄져서 고려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수익기반이 마련된 우리 은행에 자금이 수혈되고,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열과 성을 다하여 기업을 살리고자 일치된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그 결과 여신과 수신이 각각 1천억원대로 증가, 여수신 공히 3천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손익 분기점을 통과하게 돼 전주상호저축은행의 미래는 아주 희망적입니다.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해주신다면.
▲올해 8월 중에 수도권에 3개 지점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전북지역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이 수도권에 지점 3개를 동시 개점하는 것은 전북 지역 금융기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주저축은행은 11월에 서울 논현동센터 지점과 경기 성남시 분당지점, 부천시 부천지점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수도권 지점을 개설할 때 여·수신 규모는 1조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전주저축은행은 2008년 10월 부산저축은행으로 다시 출발해 그동안 410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산 건전성을 높였습니다. 다음 회계 연도까지는 괄목할 상대로 규모나 이익적 측면에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이에 걸맞는 수익창출이 이뤄지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지역사회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영여건이 호전되면서 지역사회에서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역사회로의 환원 계획은.
▲지역밀착형 서민 금융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정도경영으로 자산의 건전성 회복에 주력함은 물론 문화 마케팅을 통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합니다. 실제 지난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대한국인 안중근 연극공연에 고려저축은행고객님들에게 무료 관람 편의 제공 등으로 물꼬를 트가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전북지역에 본사가 있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또한 은행의 규모가 커지고 수익이 확대 되려면 지역 인재들의 채용이 자연스레 이뤄 질것으로 보입니다. 제반 기회비용의 증가로 인한 지역사회에 대한 간접적 효과는 물론 직접적인 문화.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한 역할이 수반되리라 확신합니다. 서민금융 중심의 저축은행으로서 지역민과 함께하는 은행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오랜 세월동안 힘들고 어려울 때는 물론 한결같이 믿고 거래해주신 지역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금융기관을 주주로 모시게 돼 튼튼한 배경을 밑바탕으로 전북을 뛰어넘어 수도권까지 공략을 위한 거점 확보차원에서 3개소의 지점까지 확대하게 됐으며, 이 모든 것이 도민들의 아낌없는 성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호남에 본사를 둔 저축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수도권에 진출하는 만큼 ‘천년고도 전주’의 자존심을 앞세워 지역인재 발굴은 물론 출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특화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고려저축은행 임직원 모두 합심해서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전국 최고의 우량 저축은행으로 키워 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믿고 계속 성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김은숙 기자myiope@

<박스>
김지섭 은행장은.
전주고와 외국어대를 졸업했다. 지난 1982년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해 신당동 지점장을 역임했으며, 국민은행과 합병돼 종로 5가 기업금융지점장을 거쳤다. 지난해 11월부터 대전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지난 6월 고려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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