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생활체육종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이트볼이 구장 시설관리 부실과 휴식공간 부족으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힘이 필요한 평탄 작업 등 구장 시설관리를 고령자들이 맡고 있는 데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지자체의 관리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 전주지역에는 게이트볼장이 59개소(81면)을 조성, 노인들의 생활체육의 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게이트볼 장은 시가 시설관리공단을 통해 직접 관리하고 있는 3개소(16개면)를 제외한 나머지 56개소(65면)는 동호회가 노면 정리 등 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미세한 높낮이에도 공의 흐름이 바뀌는 게이트볼장의 특성상 평탄작업을 꾸준히 해줘야 하지만 젊은 층에게도 쉽지 않은 무거운 롤러를 끌기에는 대부분 노령인 동호회원들에게 힘겨운 일이다.

게다가 노인들의 경우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경우 일사병 또는 열사병 발생이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이를 방지해 줄 편의 시설 또한 갖춰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게이트볼 장 가운데 일부가 이용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7일 취재진이 찾은 전주시 팔복동 추천대교 인근 게이트 볼장은 구장 노면이 언제 다져졌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울퉁불퉁해 게이트볼 경기를 할 수 있을지 조차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또한 완산구 서완산동 게이트볼 장 등 일부 구장은 이용객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게다가 게이트볼 장 대부분이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 실외에 조성돼 있다보니 노인들의 건강에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햇빛을 가려줄 만한 휴식공간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의 관리는 파손 정도가 심할 경우 시설 보수를 해주는 데 그치고 있다.

게이트볼 동호회원 김모(73·전주시 효자동)씨는 “노인들을 위해 시에서 게이트볼을 만들어 준 것만도 고마워 관리까지 해달라기에는 미안하다” 며 “하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이용자들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비가 온 뒤 롤러를 사용해 땅을 다지기에는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시민 최모(53·여)씨는 “게이트볼을 즐기는 분들은 대부분이 노인들인데 이렇
게 더운 날씨에 그늘진 쉬는 공간이 없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며 “노인 여가선용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시가 직접 관리 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한데 현안 사업들 때문에 게이트볼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학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김승만기자·na198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