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방자치, 유권자의 참여와 관심으로 이루자.

지방자치는 지난 1991년 지방의회의원 선거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리고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유권자들의 손으로 뽑으면서 본격적으로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특히, 전라북도 지방자치의 현주소는 과연 유권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정도일까 의문이 든다. 안타깝게도 지방자치 이후 전북지역에서는 각종 비리가 난무하며 유권자들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이다.. 최근 전주시의회의 전직 시의장과 시의원이 장례업자와 재개발 사업자를 위해 거액의 뇌물을 받고 조례개정 등의 로비를 하다가 구속되거나 징역형 판결을 받았고 익산시의회도 의장이 인사비리 혐의로 의장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하고, 간부 공무원 2명은 검찰 조사를 받고, 관련 업체 3군데 역시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임실군은 군수가 구속됐다가 풀려났지만 뇌물각서파동이 일면서 다시 구속된 상태이다. 이들 비리혐의와 관련된 지방의원이나 단체장들은 결국 해당 지자체가 발주하는 사업이나 인사와 관련해 뇌물을 받고 결국 형사처벌까지 받은 것이다. 이러한 지방의원이나 단체장들이 비리혐의에 연루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내적으로는 행정조직 전달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외부에서는 비리지자체라는 오명을 쓰고 있어 지방자치를 무색케하고 있다. 지방의원 비리는 해당 지자체가 집행하려는 막대한 예산심의과정에서, 그리고 단체장의 비리는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을 거의 독점적으로 행사하면서 비리가 불거지고 있다. 그 원인은 개인적인 사리사욕을 위한 비리와 함께 선거에 너무 많은 돈이 들고 있는 현실이 문제로 부각된다. 선거관련 비용을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우리 현실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장치의 필요성이 절실해 지고 있다. 예컨대 중앙정부에서는 지방의원과 단체장들의 비리를 막기 위해 감사원이나 행정안전부와 국무총리실이 정기적으로 암행감찰을 하지만 형식적이기 쉽고 자체적인 윤리위원회 구성 등도 현실과는 먼 이상으로 보인다. 또한 단체장의 전횡을 막고 지방의원들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공무원들도 노조를 결성해 대응하고 있지만 내부고발자 보호가 시행되기 어렵고 조직사회의 특성상 공무원 노조가 비리구조를 척결하는 중심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어려움 극복은 지역언론의 올바른 역할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비리를 저질러도 지역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을 보면 언론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충실히 보완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도 비리구조를 척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예산지원을 받는 시민단체의 특성상 그 비판의 강도와 내용이 제한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법률적으로는 구조적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뭉쳐 선출직 공직자들을 해임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도가 있지만 이는 구성요건이 너무 힘들어 제도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참여 예산제도, 주민참여기본조례 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몇몇 우수 사례를 제외하고는 그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지방자치가 올바르게 꽃피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사회를 지탱하는 구성원이자 유권자인 주민들이 지방자치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갖고 투표권을 행사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정당공천으로 차단된 자유로운 시민들의 참여제한은 하루빨리 사라져야할 제도라고 생각된다. 또한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진출할 수 있는 방안모색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자기 사업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선량들의 진출은 더 이상 묵과되어서는 안된다. 다양한 직종의 새로운 인력이 적극 지방정치에 참여하고 또 쉽게 진출입이 가능한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제 내년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지방자치의 시대를 열기 위한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직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이 시대 정치판을 목도한 우리는 이제 좀 색다른 정치를 이끌 사람들을 준비시켜 뽑아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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