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프로젝트, 농번기철 인력난 부추겨
- 지난 1일부터 경기침체 속에서 일자리 제공을 위해 희망근로프로젝트 시작돼...농번기철 인력들이 대거 희망근로에 참여하면서 농가들 인력난 비상
- 실제 고창 부안면에서 뽕나무를 재배하는 김청수(59)씨, “현재 오디 수확을 위해 30~50명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번 주말부터는 1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복분자 수확이 본격화될 경우 인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해...특히 도시 근교지역 심각하다고
- 타 지역의 경우 농번기철의 겨냥해 농촌일손돕기지원단을 구성, 농촌일손돕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전북 역시 대책마련 시급

고창군 부안면에서 뽕나무를 재배하는 김청수(59)씨는 본격적인 오디 수확철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정부와 지자체가 일자리 제공을 위해 추진하는 희망근로사업에 인력들이 몰려 있어 많은 인력이 필요한 오디 수확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현재로서는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군산 등 도시근교에서 30~5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희망근로사업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복분자 수확도 앞두고 있어 오디 수확이 본격화되면서 필요한 100여명 확보는 꿈도 못 꿀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왜 하필이면 그나마 있는 인력마저도 구하기 힘든 농번기철에 희망근로사업이 실시되는 것은 앞뒤 맞지 않는 행정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고 김씨는 꼬집어 말했다.
김씨는 이어 “근공근로 형태의 현 땜질식 일자리 지원 보다는 시기적으로 인력 수급이 절실한 농촌일손돕기 분야에도 충분한 배려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농사일에 비해 비교적 편하면서 임금도 높다보니 인건비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지만 농번기철을 맞은 농민들에게는 일손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 2중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아무리 준비기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희망근로사업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생태탐방로정비, 공공시설물 주변 환경 정비, 도로변 및 하천변 풀베기 등과 같은 사업 보다는 고령화돼 가고 있는 농어촌 시·군지역의 고질적인 인력 수급난을 고려한 사업 발굴이 우선적으로 반영됐어야 한다는 것.
실제 경남을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농번기를 맞아 농촌의 영농 일손이 부족해지자 희망근로 참여자들로 구성된 ‘영농인력지원 기동단’을 10~20명 단위로 편성, 농촌일손돕기에 우선 투입키로 했다.
그나마 군산시에서 22개 기동단 197명을 편성, 11월까지 농가 요청 시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지만 기계화된 논농사가 대부분이어서 활용도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시군에서 나름대로 검토됐으나 특정 농가에 대한 일손 지원 시 형평성 문제가 거론됐다” 면서 “선거법 저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와 대부분 농어촌지역은 농촌일손돕기 사업을 희망근로 대상사업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최준일기자·ghksr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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