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온가족이 함께 모여 웃어른께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기도 하지만 남은 연휴는 가족들에게 또 다른 시간이기도 하다. 눈과 강추위 예보가 있지만 가족들과 함께 근교로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얀 눈꽃 상고대로 유명한 무주 향적봉과 내장산의 겨울 산도 찾아 볼만 하다. 도민의 염원이 담긴 새만금 방조제와 남원 지리산 자락의 정취를 찾아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뜻 깊은 설 명절이 될 것이다.

동화 속 하얀 눈꽃나라를 보고 싶다면 무주 향적봉(1614m)을 찾으면 된다.
하늘과 맞닿은 덕유산 정상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는다. 파랗고 맑은 하늘과 맞닿은 거대한 산 그림자가 겹겹이 그림처럼 펼쳐지다가도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 운해를 만들어 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에 하얀 눈옷으로 감싸 입은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눈꽃 터널은 새해를 설계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무주리조트에서 해발 1,522m인 설천봉까지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어 가족들이 손쉽게 향적봉까지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설천봉 정상에는 광장과 전망대, 나무로 지은 팔각정 건물이 있다. 습한 공기와 매서운 겨울바람에 생겨 피어난 눈꽃이 나무로 된 창틀 사이사이에 눈이 스며들어 팔각정 전체를 하얀 건물로 만들어 어떤 고 건축물보다 운치가 있다. 향적봉 가는 길 양옆에는 키 작은 구상나무가 눈꽃터널을 이뤄 장관이다. 등산로 좌우로 맺히는 상고대(서리눈꽃)의 제 모습은 설날인 지금이 최적기다. 향적봉까지 올랐다면 내친 김에 중봉까지 가보는 게 좋다. 눈꽃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향적봉에서 중봉까지 구간이기 때문이다. 주목에 맺힌 눈꽃 군락을 보며 새해 설계를 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도민의 염원이 담긴 새만금, 부안에서 출발하는 1호 방조제 도로가 시작되는 변산면 대항리 새만금 전시관에는 항상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주말에만 3천여명이 몰리는 전시관은 설날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 장소로 적격이다.
새만금 전시관은 1991년 11월 착공을 시작으로 그동안 우여 곡절과 도민의 염원이 담겨있다. 새만금전시관은 세계 최대규모의 간척사업으로 꼽히는 새만금종합개발사업 현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망원경이 비치된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고, 현장견학을 할 수 있다. 독일 아우토반을 연상케 하는 새만금방조제 일직선 도로는 카 마니아들이 즐기는 환상의 코스다.
변산반도 격포 해넘이를 제일로 쳐준다. 그중에서도 해넘이 최고의 명당은 솔섬. 변산면 도청리 전라북도학생해양수련원 앞에 오롯이 솟은 솔섬은 채석강이나 변산해수욕장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해넘이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간조 때 솔섬까지 바닷길이 열리고 소나무 몇 그루와 한 척의 배가 그럼처럼 다가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설 연휴에 눈 소식이 있다. 눈이 내리면 단풍의 명소 내장산을 찾으면 멋진 설경을 감상 할 수 있다.
국립공원내장산은 단풍도 아름답지만 한 겨울 설경도 아름답다. 눈이 없어도 가족이나 연인이 내장사까지 걸으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장소이다.
지난 13일 내장산에 내린 설경을 보기 위해 주말과 휴일부터 가족단위 탐방객과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졌었다. 최근 내장산을 찾는 탐방객들은 겨울산 탐방과 함께 설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평일에는 수백명에서 주말에는 평소보다 많은 2000~5000여명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읍은 지난해 연말부터 평년보다 눈이 잦으면서 내장산이 눈으로 뒤덮여 단풍 못지 않은 설경을 놓치지 않으려는 등산객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설 연휴 눈 소식은 내장산 설경을 기대하는 가족들과 연인뿐만 아니라 산사람들조차 기다리게 한다. 국립공원내장산은 눈으로 인한 특보가 내리면 내장산 주요 탐방길을 통제하고 있어 사전에 등산이 가능한지 알아 봐야 한다.
내장산을 떠나 농민들이 봉기한 동학혁명 발발지,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을 노래한 백제가요 정읍사공원, 조선 전통 99칸 양반가옥 등 '정읍 9경'을 둘러보면 정읍을 새롭게 접할수 있다.

설날 지리산의 햇살을 받고 새 기운을 받으려면 남원에 가면 좋다.
춘향의 상징인 광한루원 산책을 하고 춘향테마파크는 필수 코스, 광한루, 은하호수, 오작교 등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춘향전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에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전’ 세트장도 그대로 남아있어 연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소설가 최명희가 남긴 대하소설 ‘혼불’의 향기에 빠져보기 위해서는 서도리의 혼불문학관을 찾으면 된다. ‘혼불’은 1930년대 남원 매안 이씨 집안의 종부 3대 이야기를 엮은 것으로, 소설 내용을 모형으로 재현해 작품의 이해를 넘어 감동과 흥미를 선사해 준다.
또 지리산 자락에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증각대사가 창건했다는 실상사는 마음과 몸을 깨끗하게 하는 곳이다. 산내면 입석리에 위치한 평지가람. 백장암, 약수암, 서진암 등의 암자를 거느리고 국보 1점과 보물 11점을 보유하고 있다. 천왕문을 들어서 마주 보는 전각은 실상사의 큰 법당인 보광전, 약사전, 극락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