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와 전북발전>

국회의원 강 봉 균

0 세계적 경제위기
지난해 9월 세계금융의 심장부인 미국 월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여 순식간에 유럽에 파급되었고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도 혹한이 몰아치고 있다.
매일 같이 TV의 첫 번째 뉴스는 뉴욕의 주가 폭락 아니면 한국의 환율상승 소식이거나 세계 각국이 몇 백조 원을 쏟아 부어 경제위기를 수습하겠다는 소리뿐이다.
전 세계의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100년만의 세계경제위기라고 말하고 있고 이 위기를 수습하는데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한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당장 일자리를 위협받게 되었고 중산층이 경영하는 자영업소들은 불경기 때문에 문을 닫는 업소가 속출하고 있다.

0 한국의 대응
도덕성면에서는 흠결이 있지만 경제 하나만은 잘 할 것이라고 믿고 뽑아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경제성장 대신 실업확대라는 고통을 안겨주게 되었다.
이제 7% 성장이라는 대선공약은 기억할 필요도 없고 어떻게 하면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우리가 받을 피해를 줄이고 다른 나라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위기에서 탈출하느냐가 중요하게 되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사람으로 말하면 심장이 고장 나서 피가 돌지 않는 동맥경화증과 같이 시장에 돈이 돌지 않아서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래서 금융시장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인데 MB정부는 이것저것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급한 일부터 과감히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다.
금년에는 선진8개국들이 모두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수출의존도가 유달리 높은 한국경제는 수출 감소로 인한 성장하락과 실업증가가 확대될 것이다.
기업들은 매출감소, 적자증가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인력을 감축하고 투자를 보류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기업들 중에 은행부채가 과도한 기업들은 도산을 면치 못할 것이다.

0 전북발전
국가경제가 어려워질 때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어렵고 수도권보다는 지방경제가 더 어렵기 마련이다. 지난해까지 전북은 기업유치가 활발해서 낙후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는데 유치기업들이 공장을 다 짓기도 전에 세계적 금융위기가 닥쳐온 것이다.
우리 지역구인 군산에는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같은 초대형 기업들이 유치되었는데 다행스럽게 이 기업들은 투자활동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그 협력업체들도 공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나는 혹시나 현대중공업도 투자가 부진하지 않을까 우려해서 한달에 한번씩은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데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을 보고 안도하고 있다.
군산에는 이들 기업 외에도 동양제철화학의 태양광 발전용 반도체 소재공장이 증설되고 있고 한전의 LNG발전소 건설도 대규모로 잘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다.
다만 GM대우자동차가 수출주문 격감으로 가동이 단축되고 있어서 협력 부품업체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금융위기의 영향을 빨리 받았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회복될 때도 주문이 빨리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민의 오랜 숙원인 새만금사업은 오히려 앞당겨 추진하게 되었다.
지금 세계 각국이 적극적 재정지출확대 정책으로 금융위기를 타개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마찬가지로 정부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새만금사업과 같은 장기투자 사업은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 더 과감히 투자할 대상사업으로 매우 적합한 사업이다.
새만금 관련 사업예산은 지난해 1,800억원에서 금년에 3,600억으로 2배가 증액되었기 때문에 방조제 공사가 완전 종결되고 산업용지개발을 위한 방수제 공사가 시작된다.
또한 새만금신항만, 군산국제공항 확장과 광역교통망계획 같은 주요 SOC사업이 착수 될 것이다.

0 정치권의 역할
지난 10년간 전북은 모처럼 여권 지역으로서의 프레미엄을 누렸으나 작년부터는 정권이 한나라당에게 넘어가면서 다시 야권 지역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정치민주화시대의 호남정치권은 지역발전의 홀대를 감수하면서 정치민주화에 몰두하여 시대적 사명을 다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하였다. 지역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종래와 같은 주민들의 지지만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말 여의도에서 정치가 파행되었다.
여당은 의회 역사상 유례가 없는 80건 이상의 무더기 직권상정을 기도하였고 이에 대항하여 야당은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하면서 이른바 MB악법 처리를 저지하였다.
그러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지금 같이 심각한 경제위기상황에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로 대통령은 여당의 독자적 정치기능을 인정하는 자세변화가 필요하다. 의회라는 것은 시끄러워야 득 될 것이 없다는 권위주의 시대의 사고방식이나 대기업 CEO스타일로는 의회의 생산적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로 여당은 무조건 행정부를 보호하는 것이 대통령을 돕는 길이 아니라 야당과 타협하는 것이 국민화합이라는 열매를 대통령에게 안겨주는 길이라는 사명의식을 가져야한다.
셋째로 야당은 반독재 민주화운동 할 때의 대여투쟁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먼저 성실하게 여당과 논쟁해 보고 정부 여당이 잘못 생각하는 것을 국민들이 깨닫도록 하는 어려운 과정을 멀리하고 물리적 투쟁이라는 간편한 방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전북의 정치권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여의도에서는 국가적 경제위기 극복에 생산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을 하면서 지역을 위해서는 예산확보와 주민화합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