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굴지의 대형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초비상 사태를 맞았지만, 향토은행인 전북은행의 2008년 경영성적표는 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전북은행은 무차별적인 가격경쟁과 과당경쟁을 펼쳐온 금융소용돌이 속에서도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정도경영을 고집, ‘위기에 강한 은행’으로서 선진국형 금융모델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은행이 15일 발표할 2008년 업무성과 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말 6조1000억여원이었던 총 자산규모를 6조 8천억 원대로 끌어올리고, BIS(자기자본비율)도 12% 이상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은행의 이번 성과는 금융위기 속에서 굴지의 시중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것으로 금융계 안팎의 상당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해 말 대부분 대형은행들은 유동성 위기를 맞아 정부가 외화 지급보증을 하는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휘청댔다. 이에 반해 전북은행은 소매금융을 기본으로 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중심의 내실경영을 고집하면서 ‘금융위기 무풍지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또 해마다 반복돼온 4/4분기 유동성 리스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심각한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지역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한 유일한 은행이 되기도 했다. 전북은행은 2007년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부실화에 대비했고, 방만한 거액대출을 지양, 전 직원 임금 동결 등 위기사태를 사전에 예방했다.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전북은행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전북은행은 지난 해 고객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KIKO상품은 단 한 건도 취급하지 않은 결과 도덕적 해이로부터 자유로운 은행이 됐다.
이밖에도 전북은행은 지난 해 새만금지점 등을 포함해 도내에 모두 6개 지점을 추가 신설했고, 대전지점을 만들어 전북이 아닌 충남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도 했다.
올해도 전북은행은 외형경쟁은 지속적으로 자제하고, 자산의 질과 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 해 규모의 열세를 극복해 나갈 방침이다. 무엇보다 홍성주 행장의 원칙과 기본에 입각한 정도경영 기조를 앞세워 유동성, 건전성, 수익성 등 제반 경영지표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무분별한 외형경쟁을 일관되게 자제해 왔고, 원칙을 강조한 정도경영을 펼쳐와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더욱 빛이 나고 있다”며 “올해에도 생존에 집중해 가능한 모든 전략을 구사하고, 은행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금융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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