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와 BTL공사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응찰을 안할수도 없고 하자니 초기 설계비 부담이 너무 커서 회사운영에 까지 타격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도내 시공실적 50위권에 진입해 있는 A건설 대표는 지난 해 학교공사 등 3건의 민간투자임대사업(BTL)에 응찰했다가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고 수억 원이 넘는 설계비만 날렸다.
또 다른 도내 대부분 중견업체들도 A건설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어 설계비 부담에 따른 지역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공사가 제시한 설계도서를 평가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턴키입찰과 BTL공사의 설계비 부담이 도내 중견건설업체들의 진입 장벽이 되고 있는 것.
턴키입찰의 경우 순위에 따라 20~50%까지 설계비가 보전되지만 BTL공사의 경우 이 같은 제도마저 마련되지 않아 도내 건설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BTL공사는 우선협상자 선정 기준이 가격 평가점수가 당락을 좌우하는 사실상 최저가낙찰제인데다 기본적인 물가변동률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지역 업체들이 선 투자했던 초기설계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돼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속출하고 있는 현실.
뿐만 아니라 갖가지 추가건설 요구는 물론 협상지연에 따른 리스크까지 모두 사업시행자에게 떠넘기고 있어 지역업체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턴키와 BTL공사의 도내 건설업체들의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실제 도내 건설업계의 뜨거운 관심 끌었던 무주태권도 공원 공사도 수억 원이 넘는 초기설계비 부담 때문에 당초 20여개 업체가 응찰의사를 갖고 있었지만 대부분 중도포기하고 총 6개사만 참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 공사에서 지역업체들의 설계비 부담을 아예 없애거나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업체들의 설계비 감면문제는 도내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거론되고 있다"며 "협회차원에서 도내 업체들의 결의를 모아 강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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