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따스해진 겨울의 끝자락, 긴 잠을 청했던 지역미술계도 슬며시 기지개를 펴며 새해, 새봄맞이에 한창이다. 한 발 앞선 전시들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미리 만끽하는 건 어떨까.지난 2일부터 3월 31일까지 진안군 용담댐 관리단 물문화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갤러리(관장 박현대)의 ‘신춘’전은 설을 기해 새해와 새봄, 새 생명을 맞는 자리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13명이 평소 작업에 이번 주제를 덧입힌다.참여작가는 고미영 김영규 문재성 박운섭 박천복 박현대 이석중 임지영 장명화 신정자 송지호 최현실 장정환. 기법과 장르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새로이 단장한 고고실을 지난 6일부터 공개하고 있다.2012년부터 4년에 걸친 준비 끝에 지난해 12월 상설전시실 개편을 완료하고 시범운영을 거쳤는데 2012년 기획전시실, 2013년 역사실, 2014년 미술실과 어린이박물관, 2015년 고고실을 마지막으로 개편함으로써 1990년 개관 이후 25년 만에 모든 전시실을 손봤다.고고실의 경우 최근 혁신도시 완주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국보급 잔무늬청동거울과 고창 봉덕리 금동신발을 비롯해 기존 유물의 80% 이상을 대폭 교체했다. 벽면전시 등 한정된 공간을 최대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이 상설공연 ‘토요국악초대석’을 시작한다.매월 다양한 주제의 국악공연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이달부터 토요일 오후 3시 새로이 문을 연 소극장 ‘예음헌’에서 펼쳐진다. 상반기(2월~6월)와 하반기(9월~11월)에 걸쳐 레퍼토리는 물론 문화예술단체 교류공연, 민속악 축제, 신진예술가의 무대까지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이다.5일을 시작으로 3월 26일까지 8주 동안 계속될 첫 주제는 ‘멋+(더하기)’이며 단원들의 독창, 독주, 독무로 꾸려진다. ‘창의 멋’은 여성과 남성 창자로 나뉘는데 2월 5일 ‘여, 창의 멋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녹이고 용접하는가 하면 돌을 더한다. 강철과 자연석 즉 인위와 자연이라는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두 재료가 하나 돼 꽃 피우는 과정은 자연현상으로 태어났지만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 나아갈 방향을 말해주는 듯하다.여명카메라박물관(관장 한재섭) 초대전으로 2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는 김기용의 ‘스테인리스 강철 같은 시간, 꽃으로 피어나다’에 대한 단상이다. 한국화 전공 후 철공 작업장을 운영하며 조각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숙련된 기량을 토대로 다양한 형태와 기법을 구사하지만 그보다 눈길을
사회적기업 마당이 2월 공간 봄 목요초청공연에 ‘감성밴드 음담악설’과 ‘소리꾼 방수미’를 초대한다.먼저 11일 오후 8시는 감성밴드 음담악설이 책임진다. 세 사나이가 만나 나눈 이야기들로 멜로디와 가사를 만든다는 이들의 음악은 따뜻하고 명랑하다. 보컬과 건반, 퍼커션의 잔잔한 조화가 그렇고 지루하지 않은 편곡과 생활밀착형 가사가 그렇다. 이번 공연에서도 거칠거나 세지 않은, 남다른 무대장악력을 선사한다.25일 오후 8시에는 소리꾼 방수미가 나선다. 소리를 시작하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자랑하더니 현재는 청초한 춘향과
1975년 1월 초대상임지휘자 유영수를 통해 전주관현악단으로 발족, 이듬해인 1976년 창단한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최희준)이 어느덧 40주년을 맞았다. 정기연주회 209회와 오페라 40여회, 초청연주회 6회, 교향악 축제 20회 등 지역 안팎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고 유봉헌 유영재 박태영 김용윤 강석희 최희준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지휘자들과 호흡하며 하루하루 성장해왔다.40년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상반기 공연 일정이 눈길을 끄는 건 이 때문. 4번의 정기연주회와 3번의 기획연주회, 교향악 축제 등 모두 8번이 펼쳐지는 가운데 지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5’ 선정작 중 ‘삼례(감독 이현정)’가 제26회 시네퀘스트 영화제(Cinequest Film Festival) 경쟁부문인 극영화 경쟁(Narrative Feature Competition)에 공식 초청됐다.시네퀘스트 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청량한 밤공기 속 공명하는 차분한 선율 같은 작품이며 한국 신화와 페미니즘을 다뤄온 감독 작업의 연장선상”이라고 평했다.올해 26회를 맞는 시네퀘스트 영화제는 3월 1일부터 13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산 호세에서 개최되며 ‘삼례’는 16개 작품
2016년 병신년. 이름만큼이나 새해 웃음 가득하길 바라는 유쾌 발랄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갤러리 숨(관장 정소영)이 1일부터 27일까지 여는 기획전 ‘The year of the monkey-헬로우 멍키(Hello, Monkey)’가 그것. 사람 다음 간다고 할 만큼 뛰어난 두뇌와 많은 재주를 지닌 원숭이 해를 맞아 원숭이를 소재로 한 밝으면서도 감각적인 애니메이션 및 일러스트 작업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거나 회화 전공자 중 평소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젊은 작가들로 김완 김경모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은 극단 명태(대표 박나래미)가 ‘스물, 세상에 눈을 뜨다!’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공연과 교육, 축제 등을 이어가는 가운데 첫걸음은 창작뮤지컬 ‘연가(연출 최경성)’다. 매년 제작 중인 우리 뮤지컬 만들기 시리즈로 지난해 말에 이어 또 한 번 선보이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아하아트홀에서 계속되는 작품은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전주 한옥마을에서 비롯됐다. 사랑을 잃어버린 여자 효린이와 사랑을 잊기 위한 남자 재우가 전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나 한옥마을에서 계속 부딪히며 사랑하게 되기
전통적인 분청사기가 현대를 덧입었다.도예가 진정욱이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31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에서 1부가, 2월 2일부터 22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기획관에서 2부가 이뤄진다. 그가 보여주는 작업은 회색 또는 회흑색의 태토 위 백토로 표면을 분장한 조선 초기 도자기, 분청사기다.숙명으로 여기며 20년 간 만들고 만들었지만 정복되지 않는 작업의 연속이었음을 고백한 작가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정복하고 싶고 내 것이고 싶은 사발에 다시 도전키로 했다. 그 결과 16세기 백자화되기까지 소박하고 실용적인 형태로 사랑받은
전북도립미술관이 교도소에 예술의 울림을 전한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과 전주교도소(소장 권민석)가 25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문교양 및 문화예술 등 수형자의 올바른 미술문화 향유와 활동을 위한 교정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지원△양 기관에 관심이 있는 미술문화 활동의 정보교환 및 자원봉사 관련 정보공유 및 인적·물적 지원△기타 양 기관의 필요에 의해 협의된 협력사업을 시행키로 했다.그 첫 걸음으로 지난 25일부터 31일까지 교도소 내 새로이 마련된 특설전시공간에서 ‘경계에 피는 꽃’전을 진행 중이다. 2009년부터 도민들의
전주시 완산구 용리로 43 이디아 커피숍 2층. 전주 YB엔터테인먼트&갤러리(대표 김영배)가 희망찬 시작을 알리는 개관전을 진행 중이다.김영배 대표는 전 전북민예총 이사장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역임 후 전문예술인모임인 화두회 회장을 맡는 등 오랜 시간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힘써 온 인물이다.새해를 맞아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전시장을 열고 그 첫 전시로 평소 가까이 지내는 여섯 명이 함께하는 기획전을 준비했다. 지난 12일부터 2월 28일까지 진행 중인 ‘육인행전’이 그것.김 대표를 비롯해 김준권 한국목판
전주공예가 세계 수공예품 시장에서 각인될 수 있을까.그 가능성을 가늠코자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동철)이 4월 23일부터 5월 1일까지 9일간 이탈리아 피렌체 포르테짜 다바소에서 개최되는 ‘피렌체 국제 수공예 박람회’에 참가한다.1931년 국제수공예 박람회를 시작으로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피렌체 박람회’는 세계 50여 개국에서 300여점이 출품되고 12만여 명이 찾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공예품 전문 행사다. 전주시와 피렌체는 지난 2008년 문화예술분야 교류를 위한 우호도시 협약을 맺기도 했다.전당은 박람회에서 4개 부스를
안나푸르나는 어떤 곳일까. 멀고 먼, 신비로운 그 곳에 과감하게 카메라를 들이댄 이가 있다.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유대수) 초대전으로 21일부터 2월 2일까지 문화관 지선실에서 세 번째 개인전 ‘안나푸르나 가는 길- 산, 별, 그리고 히말라야 사람들’을 열고 있는 사진작가 박일문이다.‘1회 개인전-바람의 땅, 몽골’ ‘2회 개인전-어머니의 강 메콩’ 등 세계 곳곳을 돌며 작업해 온 그가 이번에 선택한 곳은 안나푸르나다. 네팔 히말라야에 위치한 산 ‘안나푸르나’는 둘레 200km 가량의 강과 계곡으로 구분된 독립된 산군
요즘 가장 핫하다는 전북청년들이 한데 모였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20일부터 2월 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고 있는 ‘전북청년 2016’전을 통해서다.‘전북청년’은 전북화단의 미래를 주도하고 국외에 진출할 젊은 미술인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해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두 번째 선정작가는 박성수(한국화), 박재연(조각), 박종찬(회화 및 설치), 홍남기(영상, 설치, 회화) 4명이다.그들의 색깔과 가능성을 소개하는 첫 전시에서는 기존 작품들과 최신작들을 선보인다. 한국화를 실험적이
새해다. 바쁘다는 핑계로, 어제의 연장선상이라는 이유로 무뎌지곤 하지만 그 때쯤 되면 지난날을 돌아보고 다가올 날을 그리던 좋은 습관만은 지켜가는 것도 좋겠다. 전주시립예술단이 2016년 내딛는 기분 좋은 첫걸음을 통해 새로운 한 해를 제대로 맞아들이는 건 어떨까.전주시립교향악단은 제210회 정기연주회를 ‘2016 신년음악회’로 연다. 2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펼치는 연주회는 교향악단 창단 40주년과 신년을 기념하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주페의 경기병 서곡, 꼬르즈의 로망스, 길망의 교향
전통성과 한국성. 두 단어는 같은 선상에서 이해되곤 하나 엄밀한 의미에서 다르다. 한국성이라면 하면 전통을 따라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성과 현재성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자수작가 향목 조미진이 18일부터 22일까지 전북도청사 갤러리와 26일부터 2월 19일까지 향목 갤러리에서 열고 있는 세 번째 개인전 ‘바늘로 그린 그림’은 한국성이란 이런 것임을 실감케 한다. 중국작품인지 일본작품인지 알 수 없는 작업을 하고 있을 이유가 없으며 누가 봐도 우리 것임이 명백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철학이 오롯이 밴 탓이다.장르는 자수다
갤러리애플(구 아카갤러리)이 아시아 최대 아트마켓 아트스테이지 싱가포르에 참가한다.바젤홍콩과 더불어 아시아 최고의 미술축제로 꼽히고 있는 아트스테이지 싱가포르는 20일부터 24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 센타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국경오 김재남 박지녕 이철량 정지현 지석철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는 많은 관람객수와 높은 판매액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페어로 자리잡은 아시아 최대의 아트페어이다.아트스테이지 싱가포르의 창시자 이자 디렉터를 맡고 있는 로젠조 루돌프는 이전에 아트바젤의 디렉터로 아트바젤
지난해 서울대교구가 주최한 제4회 카톨릭미술공모전 주제는 ‘서소문밖의 순교’다. 지역을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문인화가이기 앞서 신앙인인 람곡 하수정은 얼핏 접한 주제를 계속해서 떠올렸고 어느 샌가 작업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200호에 달하는 ‘천주실의 서문’이 그 결과물이다. “똑같은 건 재미없다. 반찬도 같은 건 안 먹는다”던 그. 작품세계도 고조부인 성파 하동주 선생과 스승인 강암 송성용 선생에게 일찍이 사사한 서예, 문인화부터 패션, 침구류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채로운데 이번에도 새롭고 다양한 것에 대한 열망과 특유의 개성
보이는 대로 봐도 좋지만 많이 알아 많은 걸 보고 느끼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첫 개인전 ‘그대의 시간’을 열고 있는 박철종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싶다면 아버지에서 출발하면 된다.공필화 기법으로 비단 위 분채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완성한 그만의 인물화는 유려한 필선과 부드러운 색감으로 눈길을 끌고,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표현기법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전통을 근간에 둔 동양화쯤으로 유추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가 거기에 가닿기까지 과정을 좇다보면 얘기는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