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사범대 영어교육과 박재영 교수가 소설 '116번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출간했다. 소설 116번가는 미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흑인 여성 작가 '앤 피트리(1908~1997)'의 작품이다. 흑인 싱글맘의 현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 116번가는 1940년대 뉴욕 맨하튼 북부에 위치한 흑인 거주구를 배경으로 빈곤과 인종차별을 벗어나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루티'의 삶을 통해 당시 혼돈이었던 미국 사회의 속살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작품은 1946년 미국에서 출간됐고, 출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 학술사업의 네 번째 결과물 '초천자문(草千字文)' 영인본이 발간됐다. 완판본문화관 소장 유물인 '초천자문'은 조선의 명필 서예가인 한호(韓濩, 한석봉)가 1597년 가을에 초서체로 쓴 천자문을 간행한 책이다. 1899년에 중간(重刊)된 목판을 사용, 1911년 8월 22일 전주 서계서포(西溪書舖)에서 발행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시대 천자문 관련 서적은 한자 기초 입문서, 습자교본(習字敎本), 한시 학습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간행됐다. 한자 기초 교
조기호 시인의 시에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현학적이거나 감상적인 ‘글’만이 아닌 ‘말’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있다. 조기호 시인의 스물다섯 번째 시집 ‘너였을거나(인간과 문학사)’에도 시인이 살아온 인생의 희로애락이 이야기처럼 줄줄이 엮어져있다. 전북 대표 원로시인인 조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스물네 번째 시집 ‘나이테의 무게’에서는 늙어 뼈 앓는 넋두리만 늘어놨다고 통사리를 많이 먹었다”며 “이번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밝은 색깔을 칠해 보려 마음을 썼다”고 밝혔다. 장시보다는 짧은 시를 선택했고, 시조에도 도전했다. “황 시인 늙
문예연구 2021 겨울호 ‘우리시대 우리작가 손해일’에는 손해일 시인이 지향하는 시론에 대해 설명한다.시인이 역점을 두는 작품창작과 비평은 공허한 감정 유희보다는 실제 사물과 사실을 중시하는 소위 ‘다큐멘터리 포엠(필자가 명명)’이다.즉, 역사의식을 승화하되 철저한 자료탐구와 현장취재를 수반한다.이를 바탕으로 작가는 유머와 해학, 풍자시로 외연을 넓혔고, 이러한 시세계는 교훈적 기능과 쾌락적 기능을 넘어 실생활에 유용한 지식까지 알 수 있도록 한다.남원 출생의 손 시인은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했다. 2017년 국제 펜 한
정양 시인이 산문집 ‘아슬아슬한 꽃자리(도서출판 작가)’를 펴냈다. 1942년 전북 김제 출생인 정양 시인은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까마귀떼’,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나그네는 지금도’, ‘철들 무렵’ 등을 발표했다.현재 우석대 문예창작과 명예교수이며, 아름다운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문학적 세계가 뚜렷한 정양 시인이 이번에 펴낸 산문집 ‘아슬아슬한 꽃자리’는 시와 삶의 교감하는 순간을 느티나무의 너른 그늘과 같은 문장들로 직조한다.그는 가벼운 언어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 시 이
소유정 작가의 신앙 수필집 ‘하나님과 동행(수필과비평사)’에는 57편에 이르는 작품이 실려있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고백체로 그려낸다.자신이 살아온 질곡의 삶, 스물한 번에 걸쳐 한 수술, 생사의 갈림길에서 만난 하나님, 국악 찬양사역자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 앞으로 사역에 대한 포부 등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소유정 작가의 삶은 굴곡지다. 가난과 철없던 시절 결혼해 첫 아이를 낳고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한 사연부터 갑상선 암과 뇌동맥 질환 등 병마와 싸우는 과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몸이 피폐해지면서 만나게 된 무속인에게 속
(사)김제향토사연구회가 ‘백석 유고(역자 이은혁)’ 국역본을 출간했다.신국판 양장본 상·하로 나뉜 문집은 2020년 김제향토사연구회(회장 김병학)가 김제시의 지원을 받아 국역사업을 완료하고 이듬해 교정을 거쳐 국역본으로 발간했다.국역은 원문표점, 국역, 각주의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원전의 의미를 최대한 살려 문장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난해한 어구와 용례는 1971개의 각주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백석 유고에는 17세기 조선의 긴박한 상황과 이에 따른 지식인들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왜란과 호란으로 나라가 침탈을 당
“김순정 시인의 말들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고 통통 뛰어다닌다. 동사로 이루어진 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도감 있게 읽힌다. 이런 발랄한 어조를 이끌고 가는 것은 어린이 화자다. 이 시집 속 어린이는 생각이 깊고 어른보다 정확하게 세계를 관찰할 줄 아는 눈을 가지고 있다.”이는 안도현 시인이 김순정 시인의 동시집 ‘거북이 서점(정인출판사)’ 추천사를 통해 밝힌 감상평이다.안도현 시인의 말처럼 김순정 시인의 동시는 순수함과 독특함이 공존한다.“조그만 휴대폰 안에/다 있다//먹고 싶은 거/입고 싶은 거/새벽 배송/로켓 배송/
이희두 작가가 시집 ‘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웃음 짓는 새날(계간문예)’을 펴냈다.8부 125편의 시가 실린 이번 시집은 이희두 작가 스스로가 스스로 하는 ‘다짐’과도 같다.“웃음 띤 눈동자/보름달처럼 웃는 얼굴에/밝은 태양이 광채를 발하고/행복의 바이러스를 전한다/웃음은 슬픈 자에게/슬픔을 지워내는 지우개와 같고/웃음은 걱정을 날려버린다/웃음은 희망을 품게 하고/행복을 만들어 주는 힘이다/다 함께 웃어보자!/환한 얼굴로 다시 한번 웃어보자//(‘웃는 얼굴’ 전문)”시집에 실린 시편 대부분이 ‘위로’와 ‘용기’, ‘희망’에 대해 이
국승규의 ‘위대한 깨달음 내 안의 신성 자각과 신의 의식(좋은땅)’은 고식적인 관점으로 그리스도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그리스도교를 도마에 올려놓고 분석한다.그리스도교에서는 기본적인 근본 사상으로서 삼위일체설을 내세운다. 예수가 하나님의 독생자라고 하는 교리체계를 근간으로 모든 성경 내용이 짜여 있다는 얘기다.저자는 삼위일체설이 성립된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그의 메신저를 통해서 예수는 바로 나의 독생자라고 하는 계시를 내려서 삼위일체설이 선포된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오줌 어르신도 잘 잤고/똥 어르신도 잘 잤는데요/배회 그 어르신은/밤새 오락가락하셨어요//노인 요양 시설 야간 근무자와 주간 근무자의/인수인계 대화를 귀담아들은/어르신, 병상에 누워/눈을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신다/아흔여섯 살인 당신이/마흔한 살이라고 우기는/어르신, 굳어가는 혀로/떠듬떠듬 말씀하신다//소,속삭,거,려,도,다,알아!(‘속삭거려도 다 알아’ 전문)”유순예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속삭거려도 다 알아(푸른사상)’가 4년 만에 출간됐다.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시를 써온 유 시인은 기교 부린 시와 의도적으로 낯설게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가 '농업기술과 한국문명(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을 출간했다. 전북대 소순열 명예교수와 염정섭 한림대 교수가 함께 쓴 이 책은 한국 농업기술의 역사적 변화와 발달을 바탕으로 한국농업문명을 한국사의 총체적인 흐름 속에서 살펴본다. 특히 첨성대부터 반도체에 이르는 모든 시기에 걸쳐 다양한 한국 과학문명의 모든 측면을 연구서로 발간하는 '한국과학문명사 총서'의 일환으로 기획했고, 현재 22권이 출간됐다. 농업기술을 한국문명과 연관 지어 살펴보는 한국농업문명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촌수필문학회(회장 양영아)는 지난 20일 전주 연가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40호 출판기념회 및 제14회 행촌수필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행촌수필문학회를 이끌고 있는 양영아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것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수필작업을 통해 스스로 극복하고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행촌수필문학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이날 내빈으로 참석한 김영 전북문인협회장은 "그 어떤 문학단체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행촌수필문학회의 발전을 기원한다"며 "2022년에도 문인과 도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문인협회가 되겠다"고
전북 정읍 출신 이수안(43) 소설가가 첫 번째 장편소설 ‘시커의 영역’을 펴냈다. 제4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작이기도 한 ‘시커의 영역’이 ‘새 소설 시리즈’ 열 번째 작품으로 출판된 것. ‘시커의 영역’은 주인공 ‘이단’과 ‘봄의 마녀 모임’의 유일한 동양인 마녀이자 타로점집을 운영하는 ‘이단’의 엄마 ‘이연’ 그리고 ‘이연’의 양어머니인 마녀 ‘키르케’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마녀 일생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기록인 ‘그림자의 서’를 통해 ‘이단’은 할머니부터 엄마에게로 이어져온 마녀의 삶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마녀로서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는 시와 목숨을 바꾼 치열한 시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중국의 유희이(劉希夷)와 한국의 정지상(鄭知常)이다. 시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치열했을까. 이러한 시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 수록되어 있는가. 바로 ‘시화’에 기록되어 있다.전북대학교 박순철 교수(인문대 중어중문학과)가 이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한·중의 대표적 시화를 중심으로 서술한 '한·중 시화 이야기'(전북대 출판문화원)를 출간했다.이 책에는 시화의 기원과 정의 및 발전, 동일한 시에 대한 한·중 비평가의 다양한 견해, 종당파와 종송파의
전라북도 진안 지역문화 예술을 정리하고 향토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진안고을’ 22호가 발간됐다.진안고을은 진안 출신 문화 예술인의 글과 사진, 그림 등 문화 예술 분야의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지난 2000년부터 매년 1호씩 발간되며 지역의 향토문화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새로운 반향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이번호 특집에는 군산대학교 곽장근 교수의 '진안 와정토성과 대산성, 봉화들'이 실렸다. 진안 지장산 봉화 서쪽 금강 변에 위치한 진안 와정(臥停)토성에 대한 기록을 기술하고 있다. 특히 진안
“처음으로 야간 통근버스를 탔지요/당신은 꼬박 4시간을 달려/김해 진영까지 갔어요/오래전부터 익숙한 길을 가는 것처럼/능숙하게 운전을 했지요/달맞이꽃 짙게 피는 밤/만월이 인도하는 기인 남해고속도로가/외롭지 않았던 것은/굽이굽이 어둠의 길 함께 가기 때문이지요/살아왔던 날들처럼/살아가야 할 날들도/그렇게 같이 가야 하겠지요//(‘동행’ 전문)”오경옥 제2시집 ‘노스텔지어는 은행나무길 위에 있다(북 매니저)’에는 “밀려오는 파도를 두려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으며 폭풍우를 몰아치는 마음 젖는 날에도 겸손히 몸을 낮춰 세상의 소리를 모으는(
양연길 수필집 ‘상수리나무(신아출판사)’가 품은 철학을 유추해보자면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할 수 있다.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이런 인생사가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인(因)과 연(緣)이 얽힌 청실홍실을 풀고 짝을 이루듯이 흘러만 간다는 자연법칙이 존재한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 다반사로 이어지는 순환의 이치라는 얘기다. 제7부로 구성된 수필집에는 작가의 시선과 생각으로 빚어낸 66편의 글이 실려있다. “어머니가 스물아홉 되던 해, 삼십 대 초반의 아버지는 상수리나무
강윤미 시인과 글마음조각가로 활동하는 김정배 교수가 나란히 새 책을 출간했다. 이들은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글을 써온 동료이자 부부 시인이다. 이들은 그간 창작해온 시작품과 왼손 그림을 함께 엮어, 시그림 아트북과 왼손 그림 시화집의 형태로 새 책의 출간 소식을 알렸다. 강윤미 시인의 ‘이상형과 이상향(나무와 숲)’은 존재의 한순간을 섬세하게 담아낸 시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또 이 책에 함께 수록된 투박하면서도 깊은 사유가 느껴지는 글마음조각가의 왼손 그림과 QR코드 형태로 언제든 감상할 수 있는 재즈피아니스트 오은하의 연주 음악은
책 ‘철학을 만나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불안한 존재를 위한 하이데거 생각의 기술(꿈공장)’은 ‘최선을 다하고, 초연한 기다림의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작가 생각대로 풀어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은파(김인태) 작가는 글 쓰는 직장인이자,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 하이데거라는 안경을 통해 또 하나의 페르소나를 써나가고 있다.작가의 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 ‘하이데거’.작가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라는 책을 보게 됐다. 2014년은 그에게 꽤 무기력하고 힘든 시기였다. 그때 읽게 된 ‘존재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