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작업실은 작업의 전환점이다. 오랜 수령의 나무와 숲, 온갖 꽃 등 계절과 기후의 변화무쌍함으로 매번 그 용모를 달리하는 풍경이 전주한지에 내려앉았다. 군산대 교수 김정숙이 14일부터 26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스물네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남 목포에 머물러 온 그는 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창작활동과 함께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올해 ‘2013 춘추미술상' 수상기념전을 비롯해 아트광주와 키아프 등 중앙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데 이어 지역민들에게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주제는 ‘축
흙건축 연구소 ‘살림(대표 김석균)’이 순창군 및 순창군 귀농귀촌 지원센터와 함께 ‘순창군과 함께하는 마을 건축학교’를 진행 중인 가운데, 11월과 12월 참가자를 모집한다. 1일부터 30일까지 순창군 동계면 흙건축 연구소 살림 교육전시관에서 계속되는 사업은 추운 겨울, 값비싼 난방비 부담으로 보일러를 켜지 않는 농촌의 현실에서 착안한 기술전수 및 동네목수 양성 프로그램으로 주민 스스로 목수가 돼 집을 단열토록 한다. 그 일환인 ‘자연재료로 시골집 단열하기’에서는 작은 세미나 및 토론을 시작으로 천장과 벽체단열, 흙미장재 만들기 등
일반인들의 문화예술향유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지역에서도 갤러리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24일 개관하는 ‘갤러리 누벨 백’과 ‘태조궁 갤러리’도 그 중 하나. 한참 개발 중인 전주 신시가지에서 색다른 작품들을 선보일 누벨 백과 풍남문, 남부시장 등 과거 번화가 근처에 자리한 호텔 내 갤러리로 청년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태조궁을 찾았다. 효자동 2가 1231-5번지 빌딩에 위치한 ‘갤러리 누벨 백(Nouvelle vague․관장 최영희)’은 앞서나가는, 전위적인 작품을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물결을 뜻하는 프랑스어
새와 집, 나무 마을, 염소, 무당벌레 등 모든 생명은 수십, 수 백 번의 붓질과 지움을 통해 완성된다. 우리네 단청에 쓰인 청․적․황․흑․백 오방색으로 화려함을 더하고, 신인상주의의 점묘법을 연상케 하는 일명 ‘떡살무늬’로 역동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화면을 구성한다.등장 이미지들은 윤곽만을 칠해 비움의 미학을 실현하는 한편, 작품 전반에 나타나는 배경의 겹침은 다양한 의미를 전한다. 이동근이 ‘생명을 품은 목가적인 서경풍경’을 주제로 서울에서 전시를 연다.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인사아트
1983년 10월 9일.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아웅산 묘소에서 테러를 만났다. 강력한 폭발로 인해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 조사 결과, 사건은 북한 김정일의 친필 지령을 받은 북한군 정찰국 특공대 소속 진모 소좌 강민철 대위와 신기철 대위 등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전 대통령 일행이 미얀마에 도착하기 하루 전 새벽에 폭탄 2개를 설치한 것으로 테러범들에게는 사형이 선고됐다. 아웅산 테러사건이 일어난 지 30년,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테러범 강민철의 삶과 죽음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
올해 말 수탁 완료되는 전북문학관이 기획력 부재로 전북문학 메카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011년 11월 전북문인협회가 수탁한 전북문학관은 2012년 9월 개관해 운영 중이며, 12월 31일 수탁 완료를 앞두고 있다. 유명문인들을 다수 배출한 지역으로서 전북문학사료를 연구, 보존하고 문인 및 도민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기대에 못 미치는 프로그램으로 문인은 물론 도민들에게도 외면 받고 있다. 문학관은 1년 간 전시와 강연, 교육 등 스물여덟가지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북 원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 최근 신사참배와 극우 정권의 막말파동으로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계개선 및 상생을 위해 지난날의 역사를 바로 전하는 책이 나왔다. 전규태가 펴낸 ‘신화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흔들리는 천황체계’ ‘일본 열도에 유․불교를 전한 한반도인’ ‘암 계레와 왜인’ ‘3왕 구조체제의 일본 전승’ ‘천손민족의 원형’ ‘기마민족의 남하’ ‘고향의 향기’ 등 모두 7부로 구성된 책은 일본과 한국의 긴밀한 관계성을 역사적 사실로 전하는 한편, 두 나라가 동류의식을 갖고 역사인식을 공유
호기심이 남달랐다. 열정도 넘쳤다. 교직에 종사하면서도 웃음치료사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고, 퇴직 후엔 시낭송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해 봉사활동을 다녔다. 6대주 곳곳을 돌아보기도 했다. 인생 자체가 수필의 보고다. 박일천이 첫 수필집 ‘바다에 물든 태양’을 펴냈다. 모두 6부로 구성된 책에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여행한 그의 예순 인생이 오롯하다. 여행 중에 영감을 얻은 게 대부분인데 건지산 산책길에 만난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무덤에서는 주변을 맴도는 제비꽃을 작가의 환영에 빗댔고, 소설가 조정래가 ‘태백산맥’을 집필하며 4년 동안 열
석정 선생의 제자로 문인을 꿈꾸던 청년은 세월의 얄궂음 속 경찰이 됐다. 그리고 오늘 짬짬이 써 온 시들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고창 출신으로 서울 영등포 경찰서 상활실장으로 근무 중인 김상경 경감이 첫 시집 ‘고요한 것이 수상하다’를 펴냈다. 스승 석정의 풍모와 석정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시를 전공하고 싶었으나 어린 동생들과 가족들을 위해 경찰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담았다. 민중의 지팡이로서 겪어야 했던 약자에 대한 연민 또는 보람과 함께 소쩍새 울던 날의 고향풍경을 실었다. 2011년 양천문학상과 2012년 원주 전국 문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구스타보 로메로가 전주를 찾는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명 연주가를 초청해 온 전북대 음악과의 초청 시리즈로 피아노 연주자 구스타보 로메로(Gustavo Romero)의 독주회가 열린다. 21일 오후 7시 30분 예술대학 신관 5층 아트홀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로메로는 화려한 테크닉과 깊이 있는 해석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연주형 피아니스트이며, 지난해 ‘이 시대 클래식 음악의 리더’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개별 작곡가를 심층 탐구해 15년간 작곡가들에 대한 콘서트를 연작 형식으로 해오고 있다. 미 북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전북대 교수)가 수여하는 혼불학술상 여덟 번째 수상자로 김희진(41)이 선정됐다. 2008년부터 6년 간 발표된 논문들 중 김희진의 2013년 고려대 박사학위논문 ‘최명희 혼불의 민속 모티프 연구’가 최우수작으로 결정됐다. 관혼상제와 설화, 신앙, 역사적 사건 등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민속적인 요소들에 ‘여담’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도입, 작가의 세계관과 지배 이데올로기를 분석한 논문이다. 심사위원단은 “‘혼불’연구가 꾸준했다는 것에 안도했고, 그 양은 물론 질적 수준에 놀랐다”고 총평한 후
숲 화가 류재현이 프랑스 파리로 향한다. 21일부터 11월 9일까지 3주간 파리 89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라북도 해외전시 지원사업 기금으로 진행되는 전시는 류재현이 지난해 1월부터 3개월 간 가나아트에서 운영하는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 des Arts․이하 시떼) 해외 레지던스에 참여했을 당시 성사됐다. 파리 남동부 관문인 리옹역 옆 ‘89갤러리’는 바스티유 광장, 세느강, 노틀담 성당, 파리시청, 피카소미술관 같은 문화중심지에 인접해 있고 건축물 또한 옛 철도 구조물을 활용해보다 풍
“사진공간에서 아들이랑 같이 그림 보여주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아서 했지 뭐(하수정).” 문인화가 하수정과 그의 아들 서양화가 김준호가 나란히 전시를 연다. 사진공간 목화 특별초대전으로 15일부터 11월 7일부터 계속되는 모자전 ‘하수정․김준호’가 그것. 개관 이후 줄곧 사진을 소개해 온 공간 목화가 지난 4월 곽승호전에 이어 두 번째로 다른 장르를 선보인다. 모자의 문인화와 서예, 서양화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어머니 람곡 하수정은 전주 출생으로 추사 필맥을 이어온 고조부 성파 하동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악기로 어디서도 느껴본 적 없는 안식을 전한다. 노르웨이 출신 하모니카 연주자 지그문트 그로븐이 전주를 찾는다. 20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내한공연 ‘노르웨이 숲으로 가다’. 하모니카 하나로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다양하고 웅장한 음색을 표현해 온 그는 한국 관객에게도 친숙하다. 각종 프로그램과 광고 테마곡으로 쓰였는데 드라마 ‘피아노’의 테마 ‘Varsog'와 미니시리즈 ’고독’의 이미숙 테마 ‘Lost Sheep', 예능 ‘신동엽의 러브하우스’ 삽입곡 ‘Aria'가 그것. 이번 공
이태리 국립 연극 아카데미아 수학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오페라과 교수로 재직 중인 연출 김홍승은 “창작오페라만 20여 편 연출했는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느낌은 거의 처음이다”며 “드라마와 음악이 잘 어우러져 내실 있다. 중앙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가수들도 완성도를 높였다”고 자평했다. “성악 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은 나라, 실력 또한 출중한 나라로 인정받는 만큼 집약화, 상품화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루갈다가 그 첫걸음이었으면 합니다.” 첫째 날 무대를 빛낼 주인공 루갈다 역의 신승아(소프라노)는 이태리에서 최고연주자과정과
전주 동정부부의 실화를 다룬 창작오페라 ‘루갈다’가 초연된다. (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창작오페라 ‘루갈다(연출 김홍승․대본 김정수․작곡 지성호)’를 올린다. 18일 오후 7시 30분, 19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20일 오후 3시. 유교 통치하인 1700년대 후반, 신앙을 지키기 위해 동정과 죽음을 마다하지 않은 전주 이씨 경량군의 후손 이순이 루갈다와 그의 남편 유중철 요한의 이야기로 결혼하고, 4년간 동거하며 유혹을 이겨내고, 각각 참
말라비틀어진, 앙상한 나뭇가지가 소재다. 생명력을 잃은 나무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는데, 작은 점이 선이 되고 형을 이뤄 한 덩어리의 생명체로 탄생되는 자연의 순환을 말하는 듯하다. 안치홍이 16일부터 2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네 번째 개인전 ‘울림’을 열고 있다. 인류 생존을 위해 개발과 파괴가 계속되고, 인간들도 자연의 일부로서 정신과 마음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무를 통해서다. 홀로 있을 때는 얇디얇은 고목일 뿐이지만 여러 개를 엮었을 때는 거대한 줄기가 돼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을 전주에서 만난다. 전주시립극단이 제99회 가을정기공연으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햄릿(각색 최 정․연출 류경호)’을 올리고 있다. 세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폭넓은 인기를 얻은 작품이자 그의 희곡 중 가장 긴 작품으로 당시에도, 오늘날에도 누군가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 햄릿이 숙부 클로디어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사실을 알고 격분하는 데서 출발한다
“박물관서만 보던 과거 문양들을 미술관에서 보면 어떨까.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육심철의 작업은 백제와 통일신라시대에 사용됐던 벽돌과 기와의 무늬에서 출발한다. 고대문명권에서 우주의 질서의 생명의 탄생을 가리키는 연꽃모양의 연화문과 토속신앙의 일환으로 백성들이 복과 행운을 빌었던 도깨비 형상의 귀형문, 우리나라 탈 중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된 하회탈 등 전통 아이콘을 반복적으로 중첩시키는 게 특징. 흙과 실리콘, FRP를 활용해 하나씩 찍고 판넬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평면이지만 입체적인,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전통문양이 완성된다. 육심철
온고을 예술인들의 장. ‘제21회 전주예술제’가 ‘전통의 맥을 이어 미래로’를 주제로 19일부터 21일까지 전주덕진공원과 공원 내 특설무대에서 개최된다. 전주예총(회장 최무연)과 10개 회원단체가 주최하는 예술제는 각 협회가 1년간 준비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 21회째인 올해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각 정체성을 부각하기 위해 협회별로 공연을 올린다. 최무연 회장은 “축제가 일반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행사라면, 예술제는 전문예술인들이 순수예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그간 갈고 닦은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