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돈황 막고굴의 소위 장경동에 쌓여 있던 당나라 시대의 통속 서사문학 고문서 ‘돈황변문’은 속어와 결자가 많아 완전한 번역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중국 본토는 물론 대만과 일본에서도 완역을 시도한 적이 없었는데 최근 우석대 유통통상학부(중국학) 전홍철 교수팀(전홍철 정병윤 정광훈)이 한중 양국 연구재단 지원으로 10여년 만에 완역본 ‘돈황변문집’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돈황’은 광활한 중국 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이자 1,500년 전 서역으로 가는 관문으로 동서
전주 출신의 소설가 정민이 두 번째 장편소설 ‘어둠의 양보’로 돌아왔다.강원도 동해시 예술인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면서 시작한 작품은 터무니없고 어처구니없어 보임에도 실제 일어난 현실을 그린 것으로 벤처 거품이 절정기에서 폭발기로 향하던 1999년부터 2001년 무렵, 서울 강남에서 저마다의 기대와 목적을 가지고 벤처기업이라는 욕망의 도가니에 뛰어든 인물들의 연대기를 만화경처럼 펼쳐놓는다.서사구조가 탄탄하고 몰입도가 높은 기존 장점을 유지할 뿐 아니라 강남 벤처기업에서 일할 때의 경험을 가감 없이 직설적으로 그리고 잘 알려진 실존인물들
신석정기념사업회와 석정문학회, 석정문학관이 공동 주최하는 ‘제2회 신석정문학상 시상식 및 2015 석정문학제’가 오는 24일과 25일 이틀간 부안과 전주 일원에서 열린다.24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는 신석정문학상 수상자인 복효근의 강연에 이어 복효근 시인과 신석정촛불문학상에 낙점된 정지윤 시인에게 상을 수여한다. 여기에는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여사가 참석, 석정의 아들인 신광연과 조우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석정시 낭송대회, 촛불의 탑 향연도 잇따른다.25일 전주 보훈회관에서는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
‘과학적 실재론’ ‘과학기술철학연구’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등 지난 2011년부터 3권의 과학철학 서적 출간을 통해 현대 과학철학의 흐름 및 방향과 다른 학문과의 융·복합을 제기해왔던 전북대학교 자연대 과학학과 정광수 교수가 또 한권의 과학문화연구 총서를 펴냈다.‘모던 과학철학과 포스트모던 과학철학’이다. 감성과 이성의 융·복합, 소통 같은 특징이 나타났던 20세기 포스트모던시대의 특성을 인지하면서 변화해 온 과학철학의 배경과 논의를 세세하게 살피고 있다.크게 3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에서는 일반적 주제를 다룬 뒤 2장에서는 고대부
전북작가회의(회장 김병용)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 등이 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일원에서 개최한 ‘전북 초·중·고백일장’에서 홍민주·김수란(서영여고)이 각각 고등부 산문과 운문 부문 장원을 차지했다.문민선(전주서신중) 김해솔(무주중)이 중등부 장원을, 문윤(양지초) 이건(성당초)이 초등부 장원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도내 초·중·고 학생 60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15일 관계자에 따르면 초등학생 80개 학교 565명, 중학생 21개 학교 184명, 고등학생 19개 학교 106명 등 모두 120개 학교에서 855명의 학생들이 작
전북여류문학회(회장 윤현순)가 수여하는 ‘제15회 전북여류문학상’ 수상자에 수필가 김사은(51)이 선정됐다.13일 문학회 관계자는 “방송과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지역문화발전에 애쓰고 있는 공로를 높이 샀다”고 낙점이유를 전했다. 수상자인 김사은은 “문학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킨 것만도 행복하고 감사한데 수상까지 해 기쁘기 그지없다. 여태껏 그래왔듯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을 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남원 출생으로 2000년 한국문인을 통해 등단했으며 수필집과 가요칼럼, 휴먼에세이집을 펴냈다. 현재 전북원음방송 편성제작팀장이
인정하기 어렵지만 고통과 시련은 성장의 발판이다. 그 속에서 하고 싶은 무언가를 꼭 붙든 채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적인 것들로 바꾸고자 노력한다면 말이다. 최근 첫 수필집 ‘꽃망울 떨어질라’를 펴낸 박갑순의 삶도 녹록치 않았다.어린 시절, 학교로 향하는 대신 남의 집 갓난아이들을 등에 업은 채 젖 먹이러 다니는가 하면 모내기 작업단에서 어른 반몫 품삯을 받고 일을 해야 했다. 가난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남편의 강권에 내몰려 적성에도 맞지 않는 외판원 일을 시작했다가 이내 접었다.몇 년 전에는 뜻하지 않은 암 선고를 받고 예전처럼
구성진 사투리 한 자락처럼 사실적이고 감칠맛난다. 해학적이다. 백봉기가 써 내려간 수필집 ‘팔짱녀’가 그렇다. 전북예총 사무처장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바쁘게 생활하는 중에도 수필을 애지중지 끌어안고 사는 그가 또 한 번 유쾌한 글 솜씨를 풀어낸 것.모두 6부로 구성된 작품 중 표제작 ‘팔짱녀’에도 그러한 특성은 고스란히 묻어난다. 시쳇말인 ‘된장녀’ ‘김치녀’ ‘개똥녀’에서 착안한 팔짱녀는 새만금상설공연 기념사진을 찍던 중 옆에 있다 팔짱을 낀 한 여성을 가리킨다.사진이 담긴 책자가 집으로 배달됨에 따라 아내는 불륜현장을 목격한
가슴을 때린다는 표현이 적절할 거 같다. 아무리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것이라도 허투루 보지 않는 등 섬세하고 치밀한 관찰력을 토대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일들을 때론 따스하게 어루만지고, 때론 날카롭게 후벼 파는 탓이다.이소애 시인은 최근 출간한 시집 ‘색의 파장’에서도 자신이 겪은 체험을 형상화하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한편 상상력을 덧대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나이를 거스르는 끊임없는 열정과 호기심으로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언어에도 굉장히 민감한데 일상어, 생활어가 대부분이나 폭이 두텁고 품이 넓은
전북아동문학회(회장 이윤구)가 수여하는 ‘제28회 전북아동문학상’ 수상자로 전기집 ‘농부조각가 강관욱’을 펴낸 황현택(71)이 선정됐다. 공로상 수상자는 하관윤(73)이다.교장으로 정년한 군산 출신의 황현택이 자랑스러운 인물 동화 시리즈 그 아홉 번째로 출간한 ‘농부조각가 강관욱’은 청소년들의 인성교육교재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 하관윤은 수 년 간 동요와 동시를 써오면서 어린이 합창단을 지도, 발표회를 가진 업적이 인정됐다.시상식은 23일 오후 5시 전북문학관./이수화기자·waterflower20@
문학과 영화. 백학기의 인생을 설명하자면 이 두 개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시절부터 문예반 활동을 해오다가 중고교 교사와 전라일보 기자를 거쳐 등단하는가 하면 세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어디 그 뿐인가. 연출가와 배우로 영화계에 진입, 여러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디지털대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넘게 영화에 더 몰두하며 문학에의 갈증이 커진 게 사실이고 더 이상 서점에서 만날 수 없는 작품을 찾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그런 이유로 문단에 데뷔한 지 35년, 첫 시집을 낸 지 30년만에 그
제5회 혼불문학상 시상식 ‘혼불문학축전’이 8일 오후 4시 전북대 박물관 앞마당 잔디밭 특설무대에서 열린다.전주 MBC가 지난 8월 이광재의 장편소설 ‘나라 없는 나라’를 선정한 가운데 관련 시상식과 음악제를 겸해 축제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 차세대 국악계를 이끌어갈 소리꾼 김나니(2007년 전주대사습놀이 학생대회 판소리 부문 장원)와 오케스트라가 화음을 이룰 ‘본조아리랑’ ‘한오백년’, 팝페라 그룹 T&B의 ‘동대문을 열어라’, 어린이 합창단, 성악가,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추는 ‘새야 새야’가 잇따른다.우천 시 전북대 진수당에서
최명희문학관과 전주문화방송이 소설가 현기영을 초청해 문학특강을 연다.7일 오후 4시 문학관에서 ‘문학의 순환: 크고 강한 문학의 도래를 꿈꾸며…’를 주제로 진행되는 강연에서는 감추어진 현대사의 아픔을 소설로 되살려낸 과정과 거시적인 안목으로 커다란 감동을 담아내는 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한편 제주가 고향인 그는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후 4·3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 ‘순이 삼촌’을 발표하면서 일약 4·3작가로 떠올랐다. 작품을 계기로 4·3사건은 널리 알려지게 됐고, 진상규명 운동과 함
‘2015년 천상병귀천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남원 출생의 시인 소강석(54)이 선정됐다. 작품집은 '어느 모자의 초상'이다.30일 운영위는 "철 따라 다른 그림을 그려주는 아름다운 고향과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던 진한 추억이 있다. 형제애가 있고 박애정신이 있다. 천재적인 시적 발상과 맑은 샘 같은 순수 감성이 있다. 작고 여리고 스러져가는 것들에 대한 사랑과 눈물이 있다"며 "그래서 아름답고 눈물겹다"고 심사평을 밝혔다.새에덴교회 담임목사기도 한 시인은 1995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해 한국
어느덧 두 번째 서른다섯의 식탁에 앉은 작가는 두려움이 많아졌다. 슬픔 속에 발 담그고 있는 이를 응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종교 이상으로 삶을 성찰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읽은 이들로 하여금 긍정과 변화가 일어나게끔 해야 하는 등 수필은 사람에게 그런 존재여야 하고, 수필가는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 깊이 새긴 탓이다. ‘내 생명의 무늬’ 이후 9년 만에 수필집 ‘사람과 수필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온 수필가 김경희의 사연이다. ‘하늘이 나를 이 땅에 낸 뜻은’ ‘사람과 수필’ ‘내 마음 따뜻했던 날들’ ‘문인으로서의 생명공학’
예순 아홉. 도전하기에 딱 좋은 나이다. 석정문학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환생이 생애 첫 시집 ‘만경강’을 펴냈다.화학 전공 후 중고교 교사로 재직해 온 그는 1997년 월간 ‘순수문학’ 시 부문을 통해 등단했지만 말없이, 욕심 없이 살고자 하는 바람 때문인지 조금은 늦게 책을 내놨다. 초등학생 시절 살았던 마당재와 남노송동이 마음 깊이 새겨져 있었던 만큼 이곳과 연관이 있는 ‘만경강’을 표제로 정하고, 대부분 오래 전에 쓴 시들을 여러 번 퇴고했다.생각나는 대로 쓰고 고쳐보고 그렇게 몇 년씩 묵혔다가 다시 읽어보고 고치고를 반복
㈔전북작가회의(회장 김병용)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18일 오후 7시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에서 박남준 시인을 초청, 문학의 밤 ‘시인 박남준에 중독되다’를 연다.시인이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 ‘중독자’의 발간을 축하하고 그의 등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 후배 문인들이 시인의 삶과 작품을 나누고 동료 문학인과 시민들의 시 낭송, 시인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화가 이근수는 작품을 읽고 제작한 시화를 선물할 예정이다.1984년 시 전문지 ‘시인’으로 등단,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으며 전주시 예술가상, 거창 평화인권
경영학과 심리학은 딴판인 듯 맞닿아있다. 인간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이 이미 광고의 기본원리며 경영 컨설턴트 중 심리학 전공자들이 많은 데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심리학의 이론과 현상들을 경영학적 측면에서 해석하려는 서적들은 이미 수없이 쏟아져 나왔지만 계속 출간되는 건 저마다의 관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김수욱이 쓴 ‘마음을 움직이는 88가지 원리’에도 김수욱만의 시각이 담겨있다. 경영학 전공자인 그는 우리 삶에 스민 판단은 단순한 기준이 아닌 외부에 의해 예정된 결론을 따른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 왜 내가
자기감정만 한없이 늘어뜨리다 보면 다소 지겹고 공동체적 관점만 갖다 보면 공감을 잃는다. 자칫 잘못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게 돼 버리는 게 바로 ‘시’인 것이다. 그러나 소재호 석정문학관장은 최근 펴낸 시선집 ‘압록강을 건너는 나비’를 통해 중견시인의 노련함 내지 균형감을 보여준다.스스로를 탐색하고 성찰하는 게 주축이지만 결코 그만의 얘기로 고립되지 않은 채 많은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탓이다. 이는 여느 사물로 한없이 시선을 확장했다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가는 방식으로 실현되는데 가령 ‘달개비꽃’의 색을 보고 지난밤 하늘이
군산 출신 고은 시인의 문학적 성과를 조명하는 ‘고은학회’가 국내 시인과 평론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가운데 11일 창립총회 및 세미나를 갖는다.2일 한원균 고은학회창립준비위원장은 “1958년 등단해 57년 동안 문학에 전념해온 시인은 한국 문단을 넘어 세계문학의 자리에서 주목 받으며 국내외 문학적 담론의 중심에 놓여 있다. 범문화적 관점에선 보다 심도 있는 학문 연구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그의 문학을 다각적으로 연구해 온 이들이 체계적 관점에서 기존 논의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평가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수렴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