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통의 온글문학(대표 김동수)이 지난 15일, 한 해를 마무리하며 3개 부문 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14회 ‘온글문학상’은 강명수 시인, 11회 ‘아름다운 문학상’은 ‘새벽 시 배달부’로 알려진 김애경 시인이 수상했다.자타가 인정하는 문학적 업적으로 귀감이 되는 문인을 찾기 위해 온글문학이 제정한 제1회 ‘운정문학상’의 주인공은 이 지역 구순 청년시인의 대표 주자격인 이희정 시인이 선정됐다.이번 3개 부문 시상금은 700만 원이다. 이는 도내 문학 동호모임 민간단체로서는 최고 수준이며, 매년 문학을 통해 아름다운 생명과 꿈으
굴곡진 길 위의 존재들을 품고 가는 시인이 있다.강경화 시인은 위태롭게 방사된 삶이라도 때로는 무릎을 꿇어야 하고, 때로는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숙명처럼 그들을 품 속에 넣는다.강 시인이 쓸쓸하고 아프면서도 감정에 매료되지 않은 시편들을 모아 세 번째 시집 ‘나무의 걸음(아꿈)’을 냈다.‘매끈한 상처’와 ‘나무가 걸어온다’, ‘깊어진 너’, ‘생각이 선명한 꽃무늬’ 등 4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시조가 빼곡이 담겨 있다.일상적인 신발끈 묶는 일도 시상이 된다.“그의 풀린 신발 끈이/걸을 때마다 끌린다//앞에서 흔들리는/꽉 묶지
푸다닭은 꽤 멋진 수탉이다.일곱 빛깔이 나는 꼬리를 쫙 펼치면 모든 암탉이 쳐다보는 스타 중 스타인 것이다.김명희 작가가 친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 수탉의 모험기를 그린 장편 동화집 ‘푸다닭(책고래)’을 펴냈다.푸다닭은 관심받고 나서기를 좋아한다. 늘 새로운 곳에 눈을 돌리고, 하고 싶은 일과 가고 싶은 곳도 많다.이런 푸다닭에게 때로는 체면을 구기는 일들도 생긴다. 주인 할머니 손자 지우가 장난을 걸 때, 또 다른 수탉인 밉닭이 밉살스러운 소리를 할 때 그렇다.하지만 절대 기죽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박철언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오늘이 좋아 그래도(도서출판 천우)’가 출간됐다.이번 시집은 종합문예지 월간 문학세계가 개최한 제1회 ‘한국문학사를 빛낸 문인대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오늘이 좋아 그래도’를 비롯해 ‘인생은 꽃이다’, ‘가을밤을 지새운다’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으며, 두 편의 수필도 실었다.박철언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잠 오지 않는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 ‘시적 영감’이 밀려오고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의 이분법을 허무는 신비로운 깨달음이 올
국제PEN한국본부전북위원회(회장 이정숙, 이하 전북위원회)는 지난 12일 2022년도 전북펜문학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제15회 작촌문학상에 김동수, 제2회 고천예술상에는 조경옥·황점숙 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전북위원회는 매년 작촌문학상 1명과 고천예술상 2명을 선정해 시상한다.작촌문학상은 등단 10년 이상 된 회원 중 전북위원회에 기여한 자를 대상으로 하며, 고천예술상은 등단 3년 이상인 문학인 중 최근 3년 이내에 작품집을 발간한 자를 심사한다.심사에는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이연희 수필가, 유인실 평론가가 참여했다.심사위원들은 만
한때 집집마다 있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사라지는 물건들이 있다.나전 기법, 즉 광채가 나는 자개 조각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박아 넣거나 붙여서 만든 이불장도 그중 하나다.자개 이불장은 여전히 생산되고 쓰이지만, 일상적으로 접하기는 어렵다.필연적으로 지금의 어린이들은 물론, 더 먼 미래의 후손들이 자개 이불장을 실제로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우리의 전통문화를 기록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이유다. 양선하 작가가 자개 이불장 고증에 힘쓴 까닭도 이 때문이다.양선하 작가는 그림책 ‘할머니의 이불장(도서출판 키다리)’을 통해 사
김형중 에세이집 ‘내 삶은 어떤 색깔이었을까(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김형중 작가는 우리 모두의 삶의 색깔이 같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저마다 개성대로 살아가는 길이 다르듯, 삶의 색깔 또한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이번 에세이집에서는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자 자신의 색깔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다.책 속에는 김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한 70여 편의 글이 담겨 있다.김형중 작가는 이일여고 등에서 중등교사로 재직했고, 원광대 사범대 강사와 벽성대 교양과 교수, 전북여고 교장 등을 지냈다. 전북문인협회 부회장과 행촌
‘2022 작고문학인세미나’가 최명희 추모일인 오는 11일 오후 3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의 ‘작고문학인세미나’는 문학인 스스로 서로를 보듬고 다독이고 격려하며 상처를 쓰다듬는 여정이다.2007년부터 매년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작고 날짜에 맞춰 열고 있으며, 전라북도 출신 문학인의 너르고 깊은 문학 세계와 전북 문학의 힘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올해부터는 최명희 외 1인의 작고문학인을 선정해 연구자뿐 아니라 문학인까지 범위를 넓힌다.시·소설·극에 한정됐던 장르를 수필·아동문학·드라마까지 넓
약 2000년 전 쓰인 고전에서 고민 해결의 열쇠를 찾고자 한다.‘나의 첫 인문고전’ 시리즈는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전을 동화와 접목해, 옛 성현들이 남긴 지혜와 생각의 깊이를 맛볼 수 있도록 기획된 도서다.나의 첫 인문고전 다섯 번째 시리즈인 장은영 작가의 ‘열 살, 사기 열전을 만나다(도서출판 나무생각)’가 세상에 나왔다.채근담을 시작으로 논어와 목민심서, 도덕경을 차례로 훑고, 이번에는 사마천의 ‘사기 열전’으로 돌아온 것이다.70편으로 이루어진 ‘사기 열전’은 학자, 정치가, 군인, 관리, 상인, 문학가 등 주로
김헌수 시인이 시화집 ‘마음의 서랍(다詩다)’을 펴냈다.그의 첫 시화집인 ‘오래 만난 사람처럼’ 발간 이후 꼬박 2년 만의 일이다.이번 시화집에는 김 시인이 직접 쓴 시와 손수 그린 그림 200여 편이 네 개의 서랍에 차곡차곡 쌓여있다.각각의 시에는 따스한 느낌의 펜드로잉이 함께 한다.“냉정과 열정 사이에서/그대만의 순수함을 유지해 보아요/유쾌함을 전해주며 살기에도 모자란 삶이잖아요/1500도 이상으로 뜨거워지는 생각/ 우울과 무기력함으로 떨쳐버리고 파랑으로 나아가는 길//블루는 한 발자국 걸어 나가는 진취적인/걸음을 꽂아보는 일/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경훈)은 2022년도 ‘무형유산 창의공방 레지던시’ 사업의 결과물을 공개하는 도록 ‘Pro-Pose(전문가의 제안)’을 발간한다고 지난 30일 밝혔다.‘창의공방’은 전통기술의 가치를 확산하고, 전승자의 창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무형유산원에서 2014년부터 운영 중인 입주 프로그램이다.매년 초 공고를 통해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를 모집한다. 심사를 통해 선발된 이수자들은 국립무형유산원에 일정 기간 머물며 교육과 자문을 받고, 재료비를 지원받아 개인 및 협업으로 창작품을 완성해야 한다.올해는 ▲누비장
흔히 아이들을 자라나는 새싹이라고 말한다.강산이 네 번이나 변할 동안 어린이들과 동행하면서 푸른 꿈을 키워온 박광안 수필가가 수필집 ‘새싹들을 바라보며(디자인 시우)’를 냈다.박 수필가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며 자라도록 안내를 해주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그러다 정년을 맞아 아쉬운 미련을 남기고 정든 교단을 떠난 뒤, 인생 후반전을 맞아 서예와 그림을 배우고 수필 공부를 시작했다.수필을 쓰다 보니 가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교단에서의 경험들이 떠올랐다. 아련히 떠오르는 기억 속의 장면들을 되살려 이번 수필집을
90줄을 앞둔 김영덕 씨가 삶의 굴곡을 담은 회고록 ‘본향으로 가는 길목에서(신아출판사)‘를 펴냈다.그는 어려서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견디기 힘든 온갖 설움과 고달픈 시련을 수없이 겪으며 한 맺힌 삶을 살아왔다.책에는 그의 뿌리부터 원수를 갚으려 군에 지원 입대한 것, 군 생활을 마치고 나선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고, 이후에는 경찰로서 공직에 몸담은 일생이 담겨 있다.김영덕 씨는 “용서의 위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했던 일과 극한 상황에서도 양보란 미덕으로 죽음에서 구원받은 일 등 진정한 행복은 내 마음속에 있음을 깨달았다”며 “이
장세진 평론가가 수필집 ’월드 클래스 손흥민(지식과감성#)‘을 펴냈다.’월드 클래스 손흥민‘은 지난 5월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를 출간한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내놓는 수필집이다.‘까거나 씹는 비판적 에세이’를 주로 써온 저자 스스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찬사 일변도의 이런 책이 처음이지 싶다”고 밝힌 책이기도 하다.그가 본격적으로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3년 무렵이다.전주공업고등학교에 부임한 그는 ‘전주공고신문’ 지도교사가 됐는데, 현장 취재를 통한 기사작성법을 교육하기 위해 학생들과 전주공고 축구부 경기를 많이
“내 어린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아이들은 나보다 먼저 절룩거리며 숲으로 들어갔다/아이들이 나올 때까지 두 눈이 짓무르도록 숲을 바라보다가/다시 이 세상의 모든 나무 갈래갈래 찢어져 자작나무 숲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나무는 숲을 이루는 일이 너무너무 힘이 들어 자기 몸을 끌어안고/수없이 흔들리며 숲이 되는 꿈을 꾸지 않았다(’자작나무 숲에서 1‘ 중에서)”이봉명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자작나무 숲에서(도서출판 두엄)‘가 세상에 나왔다.이 시인은 3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시를 써왔다. 시의 행간에 삶의 어둑살이 자주 언표되지만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는 오는 25일 오후 6시 30분 최명희문학관에서 ‘작가와 함께 걷는 문학산책’을 개최한다.이번 문학산책에서 만날 작가와 작품은 김수예 시인의 첫 시집 ‘피어나 블루블루(한국문연)’와 박윤근 시인의 첫 시집 ‘그러나 너무 늦지 않게(시인동네)’이다.2020년 문학매거진 ‘포엠’으로 등단한 김수예 시인은 지난해 전주문화재단에서 발간한 오디오북에서 여덟 작품을 공개한 바 있다. ‘피어나 블루블루’에는 오디오북 작품을 포함해 십여 년의 습작에서 엄선한 54편의 시를 실었다.2015년 《문예바다》 신인상을 수상하며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바로 이름이다.송경자 작가가 이름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마술떡(신아출판사)’을 펴냈다.주인공 나희가 단짝친구인 지우와 놀다 이름으로 놀리고 싸우게 됐다. 속상한 나희는 집에 놀아와 엄마와 할머니에게 투정을 부린다.이에 할머니는 자신이 운영하는 떡집에 나희와 지우를 함께 초대하고, 지우에게 “떡은 기쁠 때나 슬플 때, 이웃들과 다 같이 나누어 먹던 음식”이라며 “서로 나누고 베푼다는 뜻의 ‘덕’이 ‘떡’이 되었다”고 설명한다.그러면서 백설기가 눈처럼 새하얗게 생겨 백설기가 되었듯, 사람의 이름
“사람과 사람의 높낮음이 없고, 서로 오가는데 문턱이 없고, 대문이 있지만,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나라, 나는 그것을 대동의 세계라고 부르겠다(희곡 ‘정으래비’ 중에서)”최기우 극작가가 희곡 ‘정으래비(평민사)’로 3년 연속 한국희곡명작선에 이름을 올렸다.(사)한국극작가협회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30~40편씩 국내 희곡 중 우수 작품을 선정해 지금까지 130권의 소책자를 출판했다.최기우 작가는 2020년 ‘조선의 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들꽃상여’에 이어 올해 ‘정으래비’까지 3연속 선정돼 희곡집을 출간하게 됐다.‘정으
"문학은 종교가 아니어도 사람과 생명을 위로한다."김경희 산문집 ‘당신의 삶이 빛나 보일 때(반도기획)’가 세상에 나왔다.김 작가는 문자 언어에 중독돼 습관처럼 살면서 영혼의 목소리를 문자로 표현하고자 수필을 반백 년 동안 써왔다.이번 산문집은 그의 인생이 담긴 총체와도 같다.1부에서 3부까지는 ‘경기신문’에 발표했던 에세이를 정리했다. 4부에서 6부는 평생 써오며 고친 수필과 수필 문학에서의 유머, ‘밤비 내리는 소리’ 같은 인생의 의미와 삶의 고요에 따른 가족 이야기가 들어있다.김경희 작가는 1982년 대한교육연합회 ‘새한신문사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동시 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입을 모으는 이들이 있다.김형미와 박자호, 송경자, 윤다정, 전경미, 정현정, 한재숙 등 일곱 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일곱 명의 시인들이 모여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청개구리 출판사)’를 펴냈다.‘똥방귀도 좋대’는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스토리창작지원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박예분 시인의 지도를 받아 세상에 나온 동시집이다.일곱 명의 시인들은 아이의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동시로 옮겼다.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눈여겨보고